자신의 유한성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는 인간을, 자신의 유한성을 너무도 예민하게 자각하여 스스로 자기 안에 매몰되어버린 인간을 나는 어떻게 경애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경애 그리고 연민- 그것은 '인간'이 '인간'에 대하여 갖는 연민이다. 나는 그에게 김소월의 산유화까지 읊조리면서 자발적 고독의 무궁한 잠재력에 대하여,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는" 그 찬란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지지를 표했으나, 그 순간 술자리의 누군가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그것은 비루함일 뿐이라고. 맙소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