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을 적었다가 다시 지웠다. 언어는 그 자체가 오만한 속성을 지녔으며 본질적으로는 남루하고 협소하다. 살과 숨결로 느껴야 하는 그 모든 것들 앞에서 언어는 얼마나 무능한가. 어찌되었거나 나는 이 책을 통과하여 다시 태어난 느낌이다. 갱신과 재생의 기쁨, 충격, 그리고 열락... 이 책의 거의 모든 곳에 밑줄을 그었다. 나 자신이 나타나엘이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