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푸코의 논의를 나의 용어로 다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푸코는 세 개의 실체로 구성된 초시간적인 ‘주체-대상-인식’이라는 기존의 방식을 ‘주체화 과정-대상화 과정-인식 과정’이라는 세 항이 관계된 동시적 형성 과정으로 바라본다. 또한 시공을 초월한 것으로 가정되는 기존의 ‘실체관’을 부정하고 모든 것이 특정 시공간 안에서 (특정 관계들의 얽힘 안에서) 형성되었다는 관계론적 생성론을 지지한다.” (114쪽)“분석의 대상은 초역사적인 것으로 가정되는 어떤 누구 혹은 무엇인가의 ‘본질’이 아니라, 그것이 다른 어떤 것이 아닌 바로 그것이 되도록 자기 자신과 대상 그리고 인식을 상호 구성하며 만들어간 ‘동시적•상관적 관계들의 구축•형성 과정’에 관한 분석이다. 따라서 고고학적 분석은 주체와 대상 그리고 이들 사이의 인식 형성과정이며 모두에 대한 역사적•비판적•정치적 분석을 수행한다. 이것이 푸코가 말하는 주체화•대상화•인식론화 과정에 대한 분석이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바라보면 -들뢰즈가 <푸코>에서 적절히 지적한 것처럼- 말년의 푸코가 ‘주체화’의 문제에 천착한 것은 대중의 일반적인 오해와 달리 주체로 회귀한 것이 아니라 주체의 형성 과정에 대한 역사적 분석, 곧 주체 형성의 계보학을 수행한 것임을 알 수 있다.” (9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