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 우주 - 인간.삶.우주의 신비를 밝힌다
마이클 탤보트 지음, 이균형 옮김 / 정신세계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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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봄이 홀로그램 우주 이론을 논문으로 펴낸 게 1970년대 초라고. 반세기도 넘은 셈이다. 이론 자체도 그렇지만 그 연식(?)도 놀랍다. 홀로그램 모델을 심리학에 접목시켜 통찰하는 대목은 특히 인상 깊다. 내 안의 사념의 소용돌이를 직관하고, 의식에 깃든 ‘감추어진 질서’의 아름다운 펼쳐짐을 위하여 보다 유연해질 필요가 있겠단 각성. 하지만 몸과 마음의 긴밀성을 이해하고 뇌의 사고 판단 기능의 취약성을 인정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신비주의적인 상상력(때로는 견강부회식 추론으로 촉발되는 것 같기도 하는)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기에는, 계기가 될 만한 특별한 개인적 체험이 아직 없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글쎄,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떠드는 순간 혹세무민의 길로 접어드는 것 아닐까. 이런 유보적이고 회의적인 입장이야말로 과학주의에 매몰된 근대인의 유연성의 한계인가. 읽는 내내 장자의 호접몽이나 불교의 일체유심조 사상, 라캉의 실재계 개념 등등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책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다. 책에서 소개하는 개념이나 사례가 워낙 생소해서 쉽게 와닿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쨌든 이 책이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새롭고 놀라운 영감을 주는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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