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or Feelings: An Asian American Reckoning (Paperback) - 『마이너 필링스』원서
Cathy Park Hong / One World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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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헬조선이니 해도 이불 속이 따뜻한 것을 알기는 어렵다, 밖으로 나오기 전에는. 이불 밖에 놓인 이민 후세대들, 나아가서는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는 소수자들, 촘촘한 차별의 구조 속에서 굴절된 자아를 가지고 모순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그들의 고충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미국 이민 2세가 쓴 이 책은 차별에 관한 에세이다. 미묘하고 일상적인, 그래서 더욱 자기검열적이고 자기환각적인(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네가 너무 예민해서 그래), 희미한 연무처럼 때로는 나직이 지속되는 소음처럼 존재하는 차별. 몰이해와 편견의 시선, 단순화 정형화된 잣대 속에서 만성적인 피로가 조용히 누적되어 가는 차별. 평생의 형벌과도 같은 차별.

저자가 써내려간 '이 감정들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한국판 부제). 일상에서 겪는 차별의 경험은 인종주의에 대한 고찰에서 탈식민주의적 사유로 이어지고,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라는 말은 이 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매운 책이(불 붙은 표지를 보라) 미국에서 굵직한 상을 거머쥐며 평단의 찬사와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기도 하고. 우리나라라면 어떨까? 모범 시민 이자스민 말고, 모범을 거부하는 캐시박홍 같은 여자가 나타나 자신의 이야기를 ungrateful하게(186쪽) 꺼내놓는다면, 우리는 그녀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을까?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비록 이민 인구 유입의 역사가 짧은 사회적 특수성도 감안해야겠지만, 우리의 갈 길이 얼마나 먼지 새삼 가늠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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