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 아웃케이스 없음
이창동 감독, 유아인 외 출연 / 인조인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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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오를 하고 봐야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사실주의 영화의 칼날 같은 매서움을 각오해야 한다. 다만 부자를 적 혹은 악인(사이코패스)으로, 젊은 여성을 어리숙한 희생양으로 그리는 설정이 도식적이고 구태의연하게 느껴지고(이런 틀에 박힌 설정이야말로 오히려 사실을 단순화시키는 반리얼리즘 아닐까), 방화와 살인이라는 결말도, 주인공의 상상일지 모른다는 암시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극단적이지 않나. 뭔가 좀 올드한, 1920년대 사회주의 소설의 결말 같기도 하고. 영화 전반에 음습하게 스며있는 불안과 모호함을 끝까지 일관되게 그대로 (뭐 섬뜩한 암시 정도로만) 남겨두는 편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훌륭한 영화라는 데는 이견 없다. 검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상의를 탈의한 여주인공이 흐느적대며 추던 그레이트 헝거 댄스는 잊지 못할 명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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