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weet Orange Tree (Hardcover)
Jose Mauro De Vasconcelos / Candlewick Pr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감정이라는 게, 미시적으로는 언뜻 내밀하고 사적이고 독자적인 종류 같아 보이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흡사 벡터를 지닌 운동체 마냥 확산되고 전파되고 전염되고 전이되고, 뭐 그렇게 생명체 간을 오가며 흐르거나 세월을 타고 흐르는, 점성과 유동성을 지닌, 타르나 연기(smoke) 같은 거 아닐까. 그렇다면 먹구름 같은 것이, 그러니까 이리저리 던져지고 넘겨받아지고 하면서 온갖 짜증 불만 시기 원망 증오 등등의 악감정이 누적되고 응축된 그런 먹구름 같은 것이, 검은 에너지처럼 숙주를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가장 취약한 생명체한테로 들러붙는 거 아닐까. 가난은 모두를 지치고 고단하고 피폐하게 만들지만 그로 인한 가장 큰 희생은 결국 아이들의 몫인 것 같단 생각. 가진 거라곤 오로지 보드라운 살갗 뿐인 아이들이야말로 이 '검은 에너지'에 대해 누구보다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