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는 풍경 1 - 김정환의 클래식 이야기
김정환 지음 / 이론과실천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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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음악부터 현대음악, 오페라 등 광범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워낙 사변적이라 읽기가 쉽지 않다. 음악을 향한 광포한(!) 식탐과 그 박학에 감탄하면서도 저자 특유의 뭐랄까 자아도취적인 배설과도 같은, 술 취한 인상주의풍의 '예술가적 문체'에 지친다. "음악의 총체성을 시적 총체성으로 전화시키고자" 하는 취지에서 잠언과 에세이와 안내서의 경계를 허무는 포스트모더니즘적 글쓰기를 지향하는지는 모르겠다만은 독자에게도 포용심의 한계치라는 게 있다는 걸 아시는지.

의외로 새겨들은 것은 하이든에 대해 강조하는 대목이다. "하이든이야말로 작품을 모두 들어야 할 음악사상 유일한 경우이다. 현 실정은 정반대이지만. 그의 작품을 모두 들으면 알리라. 중세와 세기말, 그 사이에 하이든의 음악이 아름답고 거대한 이성(理性)의 아성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가 '멸망의 세기말'을 겪으며 하이든의 음악을 가슴에 새기고 스스로 공(空)의 위대함 속으로 깊어져야 하는 까닭이다." (2권 3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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