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에서 우연히 예브게니 키신이 연주하는 브람스 인터메쪼 Op.118 2곡을 처음 들었다. 얼굴을 싸쥐고 울었다.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습격을 당한 것이다. 어떤 음악은 이리도 맹렬히 돌진해버리는가. 겹겹이 접어둔 속을 송곳처럼 파고드는가. 여러 연주자를 찾아보았는데 이 사람 것이 들을 만하다. 베토벤 소나타 때문에 빌헬름 켐프를 신뢰했으나 브람스와는 영 안 맞는 것 같다. 너무 빠르기도 하거니와 브람스의 내밀한 속내를 도무지 사려깊게 헤아리지를 못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