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 앨런이 96년도에 뉴올리언스 재즈 밴드 멤버들과 함께 유럽 여러 도시들을 순방하며 클라리넷 공연을 펼치는 모습을 담은 이 다큐는 -물론 어떤 계산이 좀 있었겠지마는- 순회공연의 여정 못지않게 순이와 앨런의 관계도 비중 있게 보여준다. 사실 순이가 이렇게 큰 비중으로 등장할 줄은 몰랐는데. 비키니 입은 모습까지 보게 될 줄이야. 오물 범벅의 진흙탕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오로지 솔직만이 답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던 걸까. 다큐에 나오는 순이는 배려심 있으면서도 주관이 뚜렷하고 전반적으로 밝은 사람 같다. 열 길 물속보다 깊은 남의 연애사를 어찌 알랴만은 그래도 섬세한 영혼을 가진 비관주의자가 정서적으로 기댈만하기에는 히스테리컬한 면이 느껴지는 미아 패로보다야 나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