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파괴하기
우디 앨런 감독, 리차드 벤자민 외 출연 / 무비&무비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자기반영적 성격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는 전작 <스타더스트 메모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도 같지만 수준은 그에 훨씬 못 미친다. 정신적 긴장도(?)가 많이 떨어져 보인다. 자신이 만들어낸 작중 인물들에게 우디 앨런이 감사를 표하고 이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는 장면이 영화 막바지에 나오는데 자기가 창조해낸 허구의 인물들에 대한 애정이야 알겠지만 뭐랄까 너무 자족적이잖아.

이 영화에선 유독 우디 앨런의 자기 비하가 심하다. 원래 그런 게 특기라지만 이번엔 거의 자기 학대 수준이다. 문제는 이게 너스레처럼 느껴진다는 거다. 앓는 소리 같다. 자기고백에 진정성이 부족해 보이는 까닭은 정작 이 영화의 대단원이 상당히 자족적이고 일견 자기도취적으로 완결되고 있기 때문 아닐까. 이것은 하나의 역설이다. 이 영화의 커다란, 어쩌면 문제적인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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