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의 소극 같은 정도의 작품이지만 오래도록 인상에 남는다. 이야기에 담긴 페이소스 때문에. 뭉클한 온기 때문에. 이 영화엔 그 어떤 비관주의나 냉소주의의 기미도 안 보이고, 단지 애틋함과 다정함만 배어있다. 어디선가 이 영화를 우디 앨런이 자신의 매니저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었다고 읽은 것 같기도 한데, 그게 정말이라면 마땅히 매니저에게 바치는 헌정작이라 할 만 하겠다. A를 배신하면서까지 B에게 정성을 다 바쳤으나 결국 B에게 배신당하고 자신이 버린 A와 똑같은 신세로 전락한 주인공, 그제야 비로소 A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그동안 괄시했던 삶의 어떤 진실을 깨닫게 되는데... 그러고 보니 맨하탄과 비슷한 플롯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