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카메라 앵글은 주로 눈높이에 머물고 그마저도 정적이다. 춤추는 장면에서 실제로 흘러나오는 음악 외에는 어떤 배경 음악도 삽입되지 않았고. 마치 건조한 사실주의 연극처럼. 등장인물 각각에 대한 캐릭터 구축, 심리 묘사, 인물 간 갈등 양상, 기승전결의 구성, 그리고 이야기의 주요 무대인 집안의 '인테리어'까지 다 좋다. 몰입감 있다. 확실히 7-80년대가 우디 앨런의 전성기였구나. 패기와 야망이 느껴진다. 도전적인 시도를 해보겠다는. 다양한 장르를 넘보겠다는. 2 가족만큼 안락하고 끈끈하고 애정 넘치는 집단이 어디 있을 것이며 동시에 가족만큼 온갖 심리적 문제가 산적해 있는 위태로운 집단이 또 어디 있을 것인가. 무수한 배면을 품은 이 아슬한 관계의 형태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구성원 저마다 애써 감내해야 할 것들은 얼마나 많은가. 차마 말 못 할 그 모든 비밀들을 집 앞 잿빛 바다에 파묻고 살아가야 하는 어떤 가족의 이야기가 보편적 호소력을 갖는 까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