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르
폴 버호벤 감독, 이자벨 위페르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피해자와 가해자를 명확하게 가르는 편리하고 단순하고 도식적인 셈법을 이 영화가 조롱한다. 영화에서 둘은 제 꼬리를 문 뱀처럼 그 근원이 맞물려 있을 뿐만 아니라 상호간에 긴밀하게 얽힌다. 서로가 서로를 탐하고 극적인 순간에는 사도마조히즘적으로 결탁하며 위급시엔 도움을 주고받고 서로의 상처를 보살피는 등등. (게다가 주인공 '그녀'는 여성+피해자다움의 전형으로부터 완전히 비켜나 있다. 통쾌하고 신선한 파격!) 이토록 모호하고 다층적인 관계에 대해 경찰로 대변되는 제복 입은 무리들이 무엇을 알 것인가. 사후 수습조차 벅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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