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입니다 - 안희정 성폭력 고발 554일간의 기록
김지은 지음 / 봄알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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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적으로 김지은의 입장임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당시의 사건이 어떤 맥락과 토대와 문화 속에서 불거져 나온 것이었는지 짐작해보게 한다. 사건이 개연성을 갖출 수 있는 배경이 되는, 저자가 몸담았던 조직의 현주소가 책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예비 군주를 추앙하는 충성심 강한 중세 봉건 집단과도 같은, 젠더 감수성은 부재하면서 동시에 절대적인 복종심으로 단결한, 엄격한 위계를 갖춘 신앙 공동체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이 조직의 성격에 눈길 가지 않을 수 없다. 비난과 선동은 인터넷 댓글 한 줄이면 충분하나 해명을 위해서는 책 한 권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는 것으로 부디 작은 위로를 보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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