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끓이는 여자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당해도 싸지... 아니 당해도 모자란 자식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유명한 건 알았지만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읽고 나니 굉장히 특이한 작풍이다. 마음에 드는군... 

린네아 라바스카 (그러고 보니 요즘 할머니가 주인공인 책을 계속 읽고 있다) 는 우아한 노부인이다. 시골에 사우나실이 딸린 작은 집을 가지고 있고 조그만 텃밭을 가꾸며 살고 있다. 

생각만해도 얼마나 고즈넉하고 조용하고 여유로운가~  라고 생각하면 오산 이라는 것이다. 

조카이며 양아들인 카우코 뉘쇠뉀은 (열받아서 이름도 잊혀지지 않는다.) 한달에 한번 린네아를 찾아온다. 시골에서 생활하는 린네아가 잘 지내고 있는지 보기 위해서? 천만에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바로 린네아 앞으로 나오는 연금을 갈취하기 위해서 이다.  

그럼 조용히 왔다 가느냐~ 아니다. 친구인 야리와 페르티와 함께 차를 훔쳐타고 나타나 분탕질을 친다. 

노부인을 협박해 음식과 술을 내어 놓게 하고 술을 마시면서 사우나를 하고 홀딱 벗고 소리를 지르며 사우나실에 토해놓고 다시 마시고 노부인의 고양이를 괴롭히고 (때려 죽여도 시원찮은 놈들) 노부인을 공포에 질리게 한다. 

결국 린네아는 친구인 의사 야코 키비스퇴의 집으로 피신하고 그것으로 끝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그녀의 유산을 노리고 그녀를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린네아는 결국 그들에게 죽임을 당하느니 깨끗한 죽음을 맞고 싶다는 의지로 독약을 조제한다. 위험한 일이 생기면 자기 스스로 약을 사용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 독약은 그녀의 의지대로? 의도대로 쓰이지가 않는다.  

이 무시무시한 독약은 자신의 의지가 있는 것처럼 악당들을 하나 하나 제거해 간다.  

그 기막힌 상황에서 터져나오는 웃음 코드가 신선하다. 

오랫만에 결말 까지 마음에 드는 소설이었다. 아르토 파실린나의 책들을 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솔솔... 

굉장히 마음에 들고 아직까지 이해가 완벽히 되지 않는 그 구절이 계속 떠오른다. 

'핀란드 민족 구성원들은 사후에 누구나 예외 없이 지옥에 떨어지듯이, 린네아도 적절한 때에 지옥으로 인도되었다.' 

린네아도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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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2009-06-24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무서워요..독 끓이는 여자..어떤 기분으로 독을 끓일까요..ㅎㅎ;; 도로시님이 싫어하는 부분이 나오네요 고양이를 괴롭히는-_-;; 분개하는 도로시님 모습이 떠오릅니다...동물을 괴롭히고 학대하는 내용은..정말 소설에서조차도 만나고 싶지 않아요..

오차원도로시 2009-06-24 09:20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소설내용과는 상관없이 부르르 했다죠... 이녀석들이 당하는것을 보면서도 조금도 요만큼도 불쌍하지 않았던것은 그 영향도 클거에요 ㅋㅋㅋ
정말 얼마나 심했으면 자기손으로 자기 먹을 독을 끓일까요?
그 심정은 헤아릴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