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동생 Harry, 엄마, 아빠는 동물원에 갑니다.
나갈 때는 즐거웠지만 차는 밀리고 아빠는 동물원 요금을 깍으려고 하시니 나는 너무 창피합니다.
그런데 동물원의 동물 또한 기운이 하나도 없습니다.
코끼리도 가만히 서 있기만 하고 원숭이도 구석에 웅크려만 있습니다.
정말 재미가 하나도 없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나는 햄버거와 감자튀김이, 동생은 원숭이 모자가, 아빠는 집에 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합니다.
그 날 밤 나는 동물원 우리에 같혀있는 꿈을 꿉니다.
* 그의 작품이 특별하긴 하지만 이작품을 읽고 꽤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 소재는 그의 다른 작품 (윌리 시리즈)에서도 쓰이는데 동물원 안에 갇혀있는 인간들...그리고 그것을 밖에 서 바라 보는 동물들의 모습이란...
평소에도 동물원에 갇혀있는 동물들 보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작품을 읽고 나서 그게 더 심해졌다.
역지사지... 언제나 느끼지만 사람이 제일 무섭다.
전형적으로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가족이미지. 나약하고 소심하고 있는듯 없는듯 보이는 엄마와 무식하지만 큰소리 치는 나쁜 아빠.
언젠가 인터뷰에서 Anthony Browne은 권위적인 아버지의 상을 그리는 이유가 아버지 때문이냐는 질문을 받은적이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는 전혀 그렇지 않고 다정한 분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아빠는 Anthony의 야구 경기를 보러 왔다가 뇌출혈로 그의 눈앞에서 쓰러져 돌아가셨다. 그 일은 그에게 커다란 충격이었고 그의 그림에 나오는 아버지는 언제나 권위적이고 큰소리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아마 My Dad 빼고 다 그렇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