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구판절판


"그러니까 넌 네가 아는 사토루밖에 모른다는 말이야. 마찬가지로 나는 내가 아는 사토루밖에 몰라. 그러니까 요스케나 고토도 그들이 아는 사토루밖에 모르는 건 당연한 거야."

"도저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모두가 알고 있는 사토루는 어디에도 없다는 뜻이야.
그런 사토루는 처음부터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어. 알겠어?"


-18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 소노 아야코의 경우록(敬友錄)
소노 아야코 지음, 오경순 옮김 / 리수 / 2005년 6월
품절


그러나, 사후의 일을 나는 무엇 하나 바라지 않는다. 죽은 다음에는 한 가닥 미련 없이 깨끗이 잊혀지는 게 좋다. (중략) 잘못된 기억에 의존하여 칭찬을 받는다 한들 또 비난을 받는다 한들 다 부질없는 일이다. (중략) 생각해보면 사람들로부터 잊혀져간다는 것은 실로 축복에 넘치는 상쾌한 결말이다. -27쪽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드무비 2005-12-30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덕끄덕...
 
연애중독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창해 / 2002년 5월
절판


우리 집은 별로 부자도 아니엇지만 그렇다고 가난하지도 않았다. 보통의 지방 도시에 보통의 단독주택을 소유했고 중상급의 국산차가 한 대 있었고, 나를 도쿄의 사립대학에 보내줄 정도는 되었다. 그리고 이 나이까지 한 번도 굶주린 적이 없었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도 세 벌 정도는 장만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슈퍼마켓의 광고지를 열심히 점검해가며 조금이라도 싼 값에 화장지를 사고, 갖고 싶은 책이나 CD도 되도록 도서관에서 빌리려고 애써온 것을 가난이라고 한다면 나는 줄곧 가난하게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이 사람은 결코 모를 것이다. 절약하며 생활한다는 것을.-127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드무비 2005-12-26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어요?^^

Laika 2005-12-26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재밌어요...ㅎㅎ
 
랄랄라 하우스
김영하 지음 / 마음산책 / 2005년 8월
구판절판


독서에도 일정한 훈련과 의식적인 노력이 분명히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분명한 대가를 받는다. 소설은 춤과 같아서 처음에도 즐겁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더 큰 즐거움을 준다. 아는 작가가 많아지고 출판사나 번역자에 따라 책을 고르는 요령들을 터득해감에 따라 취향은 분명해지고 만족감도 커진다. 처음에는 도대체 무슨 책을 사야할지 알 수 없던 대형서점이 자기 방 서재처럼 친숙해지는 순간이 온다.-208쪽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J뽀스 2006-08-03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무슨 책을 빌려야 할지, 어디서 찾아야 할지 알 수 없던 도서관이 자기 방 서재처럼 친숙해지는 순간"에 느끼는 편안함과 충만함
 
플라나리아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창해 / 2005년 2월
구판절판


"공짜보다 비싼 건 없는 법이야." (사랑 있는 내일)-77쪽

(옮긴이의 말 中 - 하야시 마리코의 심사평)

연애소설을 쓰는 사람에게 야마모토 후미오의 등장은 경악이었다.

연애소설 작가는 등장인물에게 미남 미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뭔가 매력 한 가지는 주고 싶어한다. 그런데 그녀의 주인공들은 특히 내놓을 만한 장점이 하나도 없다. 사랑이면 사랑, 일이면 일에 남달리 적극적인 이상적 여성상에 이 작가는 크게 가위표를 쳐버린다.

더구나 <플라나리아>의 주인공이 보여주는 '항상 의지 전혀 없음'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혹스러운 것이다.-319쪽

(옮긴이의 말 中)

미모와 세련됨, 당당한 커리어를 가진 성공한 인간은 암에 걸린 인간에게 도덕적이고 상식적인 동정을 베풀며 그걸로 일종의 축제 기분을 만끽할 수 있고 '나는 다시 태어나도 나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담에 다시 태어날 때는 플라나리아가 되게 해주소서'라고 별님에게 빌어보는 인간의 메울 길 없는 상실감은 더욱더 깊어질 뿐이다. -321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aika 2005-11-16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도 오늘 플라나리아 밑줄 그으러 이렇게 서재에 들어왔는데, 어쩜 이렇게 통했죠...그래도 밑줄은 그을께요..^^

DJ뽀스 2005-11-17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카님이랑 책이나 영화나 통하는 게 많아서 참 좋아요. 생면부지의 사람인데도 말이죠. (괜히 친한 척 ㅋㅋ) 라이카님은 어떤 부분에 밑줄 치셨는지 무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