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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밤의 꿈 - 레종북스 세계명작시리즈 1
나쓰메 소세키 외 지음, 이병하 옮김 / 여성신문사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소세키부터 체호프까지! 거장들의 깊이 있는 작품들을 한 번에 맛 볼수 있는 멋진 단편집이다.
국내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글레이저나 슈니츨러의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된 것도 의미있는 일이었다.
<열흘 밤의 꿈 / 나츠메 소세키>
열흘 밤 10가지 꿈에 관한 이야기인데 매우 동양적이며 일본냄새가 물씬 난다. 추상적이고 은유적이라 이해하기 쉽진 않지만 거장의 숨소리가 느껴진달까 독자의 내공이 필요하다!
<버찌 축제 / 에른스트 글레이저 >
단편의 매력이란... 시적인 흐름과 불완전하고 아련한 결말, 소설 결말에 조용히 사라져 버리는 떠돌이 사내의 뒷모습 같은 것.
<환상 속의 여인 / 토마스 하디>
<라이젠보흐 남작의 운명 / 아르투어 슈니츨러>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이 두 작품은 필독을 강요하는 바이다.
사랑이란 주제를 가진 이 책의 이미지에 가장 부합되는 작품들.
<빨간 고양이 / 루이제 린저>
소년의 심리를 날카롭게 분석한 대단한 작품이지만 앙드레 지드의 <아내의 학교>를 넣었다면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로 통일시켰더라면) 좋았을 뻔했다.
<귀여운 여인 / 안톤 체호프>
플로베르의 <단순한 마음>에 등장하는 펠리시떼처럼 순진무구하고 사랑스러운 여인, 오렌카
담담하게 숙명적인 인생을 살아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뒤쫓다보면 < 귀여운>이란 표현이 너무도 역설적으로 느껴진다.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읽고 흙속에 진주를 발견한 듯 기뻤다. 책이 작고 얇아서 한 손에 쥐고 지하철이나 버스안에서 읽기에 무척 편했고 디자인이나 편집, 깔끔한 번역도 무척 마음에 든다.
단, 개인적인 불만이라면 남들이 칭찬해 마지 않는 번역자 이병하님의 에세이들이 나에겐 무척 거슬렸다. 꼭 이런 TV동화 행복한 세상류의 에세이를 단편집에 끼워넣어야 했을까? 출판사에서는 보너스, 선물의 의미를 담고 수록했겠지만 작품에 몰입하지 못하게 하는 역효과만 가져왔으니 개인적으로는 옥에 티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역자의 횡포라고 까지 느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