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싱턴의 유령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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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깊이를 이해하고 있으면, 설사 진다고 하더라도 상처 받지는 않습니다. -60쪽

"우리 인생에서 정말로 무서운 건, 공포 그 자체는 아닙니다. 공포는 확실히 인생의 내부에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서 때로는 우리의 존재를 압도해 버립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무서운 것은, 그 공포를 향해서 등을 돌리고 눈을 감아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자신 안에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을, 무엇인가에 주어버리게 됩니다. 내 경우, 그건 바로 파도였습니다." (일곱번째 남자)-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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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월
구판절판


기쁨이나 슬픔 혹은 헌신과 같은 개별적이고 특정한 감정의 흥분을 넘어서서 독자는 독서를 통해 생겨나는 자아 존중의 감정을 몹시 원했다. 자신의 감정적 동요를 즐겁게 체험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이 원했던 것이다. -33쪽

책을 들여다보는 조용한 눈길은 독서하는 사람을 주위 환경에서 직접 떼어놓는 동시에 그를 이 세상 속에 있게 만드는 친밀감이 넘치는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도시의 소란함 속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도 독자는 방해받지 않고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38쪽

독자는 항상 아주 특별한-'선택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은 유혹이 들 정도다 -개인이다. 케르테츠의 카메라는 책 읽는 사람을 주변 세계로부터 고립시킨다. 독서를 위해 그리고 독서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를 주변 세계와 격리시키는 것처럼. 고독한 대중 속에서 그는 내면으로 침잠해가는 개인이고, 외면을 향한 소비자 무리에서 내면으로 시선을 돌린 게으름뱅이다.

* 앙드레 케르케츠 사진집 <<독서에 관하여>>-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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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꿈꾸는 영국 우리가 사는 영국
김인성 지음 / 평민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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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이 가는 천국은 이렇다.
영국 경찰이 있고, 프랑스 요리사가 있고, 독일 엔지니어가 있고, 이태리 연인이 있는 곳.

유럽인들이 죄를 많이 저지르면 지옥에 간다.
그곳에는 영국 요리사가 있고, 프랑스 엔지니어가 있고, 독일 연인이 기다리고, 이태리 경찰이 질서를 잡아준다. 필경 갈 곳이 못 된다.-66쪽

외국이란 곳은 살수록 낯설어지니 참 이상하다. 매사에 익숙함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학습적이지만, 늘 낯설어 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고 피곤하다. -195쪽

"얘들은 무조건 '굿'이잖아요. 잘하면 '굿 잡(good job)', 못하면 '굿 트라이(good try)'이니 어쨌든 굿(anyway good)이지요."

영미문화권에서 '굿'은 그냥 그저 그런 사교용 장식품이다. 성적표에는 백지 메꾸기용으로, 대화에서는 침묵 메꾸기용으로, 사람 사이에서는 교제 진행중임을 알리는 극히 평범한 사회적 표시에 불과하다.-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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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09-10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셨군요^^
 
헐크바지는 왜 안 찢어질까? - 김세윤 기자의 영화 궁금증 클리닉
김세윤 지음 / Media2.0(미디어 2.0) / 2005년 5월
절판


미국 등 북미 지역 피랍자들이 말하는 외계인은 키가 작고 추하게 생긴 난쟁이형과 괴물형이 주류를 이룬다. 반면 유럽 지역의 목격담 중 절반 이상은 잘생긴 백인으로 외계인의 형상을 묘사한다. 또한 많은 미국 목격자들이 외계인들로부터 생체 실험을 당하고 그들이 지구 정복의 야욕을 불태우는 무서운 놈들이더라고 증언하는 것과 달리, 프랑스 같은 유럽의 목격자들은 외계인들이 인간과 철학에 대해 논하기를 좋아하며 인류의 미래를 염려하는 고상한 메세지를 남긴다고 입을 모아 칭송한다 이거다. 결국 할리우드 영화의 외계인들이 늘 그 모양 그 꼴인 것은 누군가로부터 공격받을 것을 늘 두려워 하는 미국인들의 본능적 피해 의식 때문일 수도 있겠다.-86쪽

웰메이드 영화란 글자 그대로 '잘 만든' 영화를 말한다. 어렵게 말하면 '장르의 관습, 스타 시스템 등을 활용하되 감독의 개성적인 스타일과 문제의식을 겸비함으로써 대중의 호응까지 얻어낸 잘 만들어진 상업 영화'라는 뜻이며, 쉽게 말하면 죽이는 이야기에 기똥찬 연기, 그리고 때깔 좋은 화면의 3관왕을 차지한 영화를 일컫는다. -236쪽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차이점"

첫째, 미스터리는 관객을 사건 해결에 동참시키는 '탐정 판타지'를 선사하고, 스릴러는 관객을 사건 당사자로 만드는 '피해자 판타지'를 제공한다. 그래서 미스터리 영화의 주인공은 형사가 많고 스릴러 영화의 주인공은 무고한 시민이 많다. 미스터리는 '왜' 살해당했는지를 밝혀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스릴러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둘째, 미스터리는 머리로 푸는 '퍼즐'인 반면, 스릴러는 가슴으로 느끼는 '악몽'이다. 미스터리를 보는 사람 은 해결의 단서를 찾는 반면, 스릴러를 보는 사람은 끊임없이 놀래켜주기를 기대한다. 쉽게 말해 머리가 아프면 미스터리고 심장이 벌렁거리면 스릴러란 말씀.

etc. 미스터리는 관객에게 정보를 숨기지만 스릴러는 미리 정보를 누출한다.
etc. 미스터리의 주인공은 '용의자'를 찾아 헤매고 스릴러의 주인공은 '배신자'를 찾아 헤맨다.-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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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09-10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에서 연재할 때 굉장히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요 상대적으로 책으로 볼 때는 분량에 질려서 그랬는지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들었던 책입니다
 
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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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코는 겉보기는 무심해 보이지만, 알맹이는 의외로 순정파라니까"
"무심해 보인다기보다 반응이 늦은 거지. 신경전달이 둔해서 얼굴에 감정이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릴 뿐이야."
"아하하"
"이거 정말이야. 그러니까 무슨 말을 들어도 한참 시간이 지나서 점점 화가 나기 시작하는 거야. 자주 그래. '그러고 보니, 그때 좀 심한 말을 들은 것 같은데. 빌어먹을, 그렇게 심한 말을 하다니.' 하는 식으로."-67쪽

"굳이 잡음을 차단하고 얼른 계단을 다 올라가고 싶은 마음은 아프리만큼 알지만 말이야.
하지만 잡음 역시 너를 만드는 거야. 잡음은 시끄럽지만 역시 들어두어야 할 때가 있는 거야. 네게는 소음으로밖에 들리지 않겠지만, 이 잡음이 들리는 건 지금뿐이니까 나중에 테이프를 되감아 들으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들리지 않아. 너, 언젠가 분명히 그때 들어두었더라면 좋았을걸 하고 후회할 날이 올 거라 생각해."

(중략)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 거야?"
"좀 더 흐트러졌으면 좋겠다. 좀 더 흐트러져라"
-155쪽

여름방학 때의 그 불쾌한 느낌. 바로 저기까지 끝이 다가와 있다. 하루하루 확실하게 다가온다. 지금 시작하면 아직 해낼 수 있다.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하면, 시작한 만큼 어떻게든 된다. 그렇게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 도저히 손을 대지 못하는 악순환. 일단 책상에는 앉아보지만 다른 일을 하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을 시작하여 핵심 과제의 주위만 어물쩍거리다, 중요한 것을 조금도 시작하지 못한다. 하루하루 미루는 동안 정말로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 후회막급의 심정으로 해야 할 일의 양에 기겁하게 되는 여름의 끝.-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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