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의 말 中 - 하야시 마리코의 심사평)
연애소설을 쓰는 사람에게 야마모토 후미오의 등장은 경악이었다.
연애소설 작가는 등장인물에게 미남 미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뭔가 매력 한 가지는 주고 싶어한다. 그런데 그녀의 주인공들은 특히 내놓을 만한 장점이 하나도 없다. 사랑이면 사랑, 일이면 일에 남달리 적극적인 이상적 여성상에 이 작가는 크게 가위표를 쳐버린다.
더구나 <플라나리아>의 주인공이 보여주는 '항상 의지 전혀 없음'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혹스러운 것이다.-319쪽
(옮긴이의 말 中)
미모와 세련됨, 당당한 커리어를 가진 성공한 인간은 암에 걸린 인간에게 도덕적이고 상식적인 동정을 베풀며 그걸로 일종의 축제 기분을 만끽할 수 있고 '나는 다시 태어나도 나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담에 다시 태어날 때는 플라나리아가 되게 해주소서'라고 별님에게 빌어보는 인간의 메울 길 없는 상실감은 더욱더 깊어질 뿐이다. -32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