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다보니 1987을 두 번을 보게 되었다. 아마도 386세대라면 충분히 공감하고 남을 영화일 것이다. 묘하게 약속이 생겨서 영화를 볼 수 없게 되었었는데 표가 너무나 아까워서 아는 분께 말씀드렸더니 재밌게 보셨다고 한다. 추억을 떠올리면서..

 

결국 혼자서 한 번. 딸아이가 보고 싶다고 해서 다시 한 번을 보면서 처음에 봤을 때 놓쳤던 것을 천천히 보게 되었다. 필연적으로 내게는 후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 확실하지만, 아이의 평가도 상당히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다고 해서 다행이다 싶었다. 감정의 공유인 것이니까.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작은 배역 하나하나에도 놀랍도록 신경을 써서 만들었다는 느낌이다.

처음 영화를 볼 때, 여진구를 거의 마지막에 가서야 발견을 했다. 와우~!

영화를 보는 내내 아, 작은 역을 하지 않을 분이라고 생각했었던 이들이 어찌나 많이 나오시는지 깨알같이 찾는 재미가 있을 정도였다. ㅎㅎㅎ 스카프를 벗으면서 등장하는 강동원에 이르러서는 어? 하면서 관객들의 술렁임이 절정에 이를 정도였다. 그 외에도 해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했었던 유승목씨 등등. 너무 많은 인물들이 생각지도 않은 역할로 나오셔셔 놀랐다. 한 영화에서 설경구에 강동원에 여진구에 고창석에 일억요정님까지 보게 될 줄이야^^

 

조금 변호인이 생각나고, 택시운전사가 떠오르는 점이 있었으나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상황과 연기자들의 어우러짐이 감탄을 자아냈다. 일그러진 군상들의 모습과 함께 떠오르는 그 시절의 기억들이 또한 강한 몰입을 하게 했을지도..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마음이 복잡할 때 한 편의 영화가 마음을 울렸다.

 

위대한 쇼맨과 러브액츄얼리도 봤는데 나쁘지 않았으나 약간 기시감이 들었던 점이 아쉬웠다. 쉴 새 없는 빠른 전개와  현란한 볼거리와 함께 영화 본래의 메시지가 상당히 강하게 남았다.

러브액츄얼리는 예전과는 다르게 조금 느껴졌는데 음..시대를 완벽하게 넘진 못했다고나 할까.

그 시절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담는다는 것. 다시금 깨달았다.

 

책을 다시 읽고, 영화를 다시 보면서 한 해를 보낸다. 정신없었던 11월과 12월을 보내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을 해내서 기쁘다.

새 해엔 더욱 좋은 일들이 생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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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9 09: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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