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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아저씨 배꼽은 귤 배꼽이래요 ㅣ 내 친구는 그림책
후카미 하루오 글, 그림 / 한림출판사 / 1996년 3월
평점 :
아이와 나를 연결하는 유일한 소통의 도구다.
탯줄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아이를 낳아본 엄마라면 공감할 것이다.
처음 아이를 낳고, 탯줄을 보았을 때 참 많이 놀랐었다.
다른 아이들을 보아서 알고 있었지만, 이건 숫제 핏덩어리...혹은 순대(헉) 같은 느낌이었다.
이걸 내가 씻어 주어야 한다니....그리 난감할 수가 없었다.
조심해서 ....가제 손수건으로 살살 씻고, 알콜로 소독하고, 시간이 지나 떨어진 배꼽 소중히 싸서 보관하고, 요새는 탯줄 보관함까지 나왔다고 하는데....공감이 간다.
내 몸과 유일하게 맞닿아 있던 곳, 그래서 더욱 유난하고 막힌 구멍....
거인아저씨는 왜 배꼽이 없는 것일까...하는 질문을 먼저 하는 아들...그래서 그랬다..
아마도 엄마가 없나 보다고, 그래서 배꼽이 없다고..그랬더니...불쌍하다고 한다.
왜 엄마가 없느냐고?? 엄마가 다시 낳아주면 안 되는 거냐고 한다.
그건...아마도 거인 아저씨는 우리 원이랑 틀려서 다르게 낳아서 인지도 모르겠다고 얼버무리며
귤배꼽이라는 주제로 이동시켰다.
아이는 자꾸 질문을 한다. 사과랑 토마토랑 다 많은데 왜 귤배꼽만 있느냐고, 그래서 거인 아저씨는 세상에서 귤이 제일 좋은가 보다 라고...또 얼버무렸다.
배꼽이 새로 생긴다니...화수분도 아니건만, 어찌 이리 재미있는지...
병원에 가서 주사 맞기 싫어서 도망가던 거인 아저씨도 웃겼지만, 귤배꼽을 찾아 헤메는 거인 아저씨는
더욱 재미 있었나 보다.
금세 잊어버리고, 또 귤배꼽 숫자를 세느라 바쁜 아이....
혼자서 배꼽의 의미에 대해 뜬금없는 고민만 한다...엄마라는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