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건대, 나는 김혜수의 팬이다. 그래서 영화를 골랐느냐고 한다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믿고 보는 배우를 봤다고 해서 큰 일 나지는 않겠지.
요사이 스트레스가 조금 큰 편이다. 뭐 이래저래 신경쓸 일도 많고, 해야 할 것들도 많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해야할 일은 너무 많은데 제대로 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듯 느껴지니 더욱더 그런 것일지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죽을만큼 힘들 적이 아니면 영화를 보다보면 조금은 풀리곤 한다. 다른 관점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다른 시점에서 세상을 보게 되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다 핑계고 그냥 영화를 즐겨보는 사람일 뿐 인지도.
여하튼, 뭐라고 해도 영화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흠잡을데 없는 탄탄한 각본이었고, 탄탄한 연기였다. 영화를 전체적으로 끌어간 김혜수가 특히 좋았고, 모든 주조연들이 작은 역할을 맡은 단역들까지 참으로 좋은 연기들을 해서 불편한 점이 없었다. 좋은 드라마든 좋은 영화든 작은 역할까지도 연기가 너무 좋다. 그냥 딱 그자리에 맞는 역할을 미리 만들어 두었던 것처럼 말이다. 딱 그자리인 듯 느껴지는 그런 연기가 사람을 설레게 하곤 한다.
이 영화가 그랬다. 모든게 제 자리에 있는 듯 느껴져서 편안하다. 절.대.로. 편하게 볼 영화가 아닌데도 편안하게 봤다. 물론 보는 내내 가슴속 깊이 치미는 불길은 눈물로 승화되었고 말이다. 아...나는 너무 많은 것을 모르고 살았구나. 아..나는 그래서 그때 그렇게도 힘들었던 거구나.
탓을 한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나 몇몇 사람들을 위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구나. 참으로 "한국 사람"이 맞는지 모르겠는 사람들이 지금도 넘치는데 말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절.대.로.높은 자리에 있으면 안되는데 말이다. 절대로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자리에 있으면 안되는데 왜 세상은 그런 이들에게 높은 자리를 허락하는 것일까? 학맥, 인맥. 무엇보다 대한민국에서 중요한 그것은 아마도 우리를 더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부디 꼭! 대박흥행하기를, 부디 꼭! 더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마주하기를, 부디 꼭!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부디 꼭! 더 힘든 위기상황은 만나지 않기를, 부디 꼭! 우리나라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PS.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하지만 어쩌면 실제했을 000팀장님께 감사함을 전한다.
누구보다 노력했음에, 무엇보다 보고서를 남겨주었음에..(어쩌면 가상의 인물인지도 모르지만)
PS. 최근에 본 어떤 영화보다 가슴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