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4월 25일 53번째 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2006년 울림 4호 차례

1.[기획] 사다리 타고 아시아 민중의 인권 현장으로

2.[기획] 인권영화제를 거쳐간 사람들의 회고작 릴레이 인터뷰 ③

3.[기획] 번역 자원 활동가 맹선경씨의 편지

4.[영화제] 돋움행사 소개

5.[기획]음악으로 듣는 영화 ① <노가다>

6.[상영작 리뷰] 종려나무의 그늘 , 차이나 블루

[기획] 인권영화제를 거쳐간 사람들의 회고작 릴레이 인터뷰 ③


③김태일 감독의 추천작 - 쇼아

(김태일 감독님은 독립다큐 단체인 푸른 영상에서 활동하면서 인권영화제에서는 1회 ‘분단을 넘어선 사람들’, 3회 ‘22일간의 고백’, 5회 ‘4월 9일’을 상영하셨습니다. 올해 상영작 중  야스쿠니 신사 합사 취하소송을 다룬 ‘안녕 사요나라’의 감독님이시기도 합니다.)

 

인권영화제와의 인연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섬찟한 인연이죠. 1회 때 이화여대에서 ‘풀은 풀끼리 늙어도 푸르다’를 상영직전에 완성해서 틀었어요. 그러다 보니 지지직거리는 오디오 소리가 들어갔는데, 사람들도 많고,,, 첫상영이다 보니 잘못된 것도 확인 못하고 가슴 졸이면서 상영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원래 제가 생각했던 이름은 ‘풀은 풀끼리 늙어도 푸르다’인데, ‘분단을 넘어선 사람들’로 1회 때 상영이 되면서 아직까지 그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죠.

  그 당시 다큐멘터리 상영공간이 많지 않았고, 인권영화제는 영화를 만드는 친구들 사이에서 상영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곳이었어요.

 

감독님은 올해 ‘안녕 사요나라’까지 네 작품을 상영하셨는데, 어떤 영화제가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2회 때 홍대에서 했을 때 표현의 자유 관련해서 경찰이 투입되었었죠. 총학과 학교 간의 대립도 있었고요. 학교 측에서 전기를 끊어서 발전기로 상영을 하고, 저녁에는 발전기를 침탈당할까봐 숨겨놓고 그랬어요. 그당시의 분위기와 작품이 잊혀지지 않네요. 그 때 제주 4.3항쟁을 다룬 <레드헌트> 상영과 관련해 사전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아 서준식 당시 인권영화제 총감독도 구속이 되고, 일간지인 인권하루소식 발행도 힘든데 이 친구들이 영화제까지 할 수 있을까,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조만간에 하다가 못할 것 같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10회나 되었네요.


<쇼아>를 추천하신 이유를 듣고 싶어요.

  <쇼아>는 러닝타임이 9시간이 넘는 대작이죠. 초창기에는 인권영화제 해외작품 자막을 푸른영상에서 넣었어요. 그때 상영 전에 드문드문 보았는데, 극장에서 한번 제대로 꼭 대보고 싶더라고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역사문제에 관심이 있는데, 역사의 고통스러운 부분을 어떻게 다큐멘터리로 표현하는지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제 다큐멘터리를 시작한지 10년째인데 저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거든요.

  올해 회고전에서 <쇼아>같은 영화를 안 튼다니 정말 유감이네요^^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홀로코스트를 어떻게 우리가 기억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앞으로 저도 긴 영화를 만들텐데...

[기획] 자원 활동가의 편지(번역 자원 활동가 맹선경)


  인권영화제 일은 98년에 씨네 21에 난 번역자원봉사자 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번역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라 무엇이든 많이 해보고 경험을 쌓자는 뜻에서 지원했죠. 먼저 전화로 지원의사를 밝히고 팩스로 이력서 넣고 기다렸는데 다행히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첫 작품이 '치아빠스(A PLACE CALLED CHIAPAS)'라고, 마르코스 부사령관에 대한 다큐멘터리였어요. 이전까지 해보지 않았던 묵직한 장편다큐인 것도 좋았고, 사파티스타라는 것이 뭔지도 몰랐었는데 인터넷 뒤지면서 공부 많이 했죠. 관련자료도 상세히 챙겨주시고 해서 작업하기 편했던 생각이 나네요. (그때 기념으로 보내주신 스티커며 배지는 아직도 서랍 속에 잘 있답니다.) 아무튼 그렇게 인연을 맺은 후부터 매년 한 편씩 해온 것이 올해로 벌써 9년째, 게다가 인권영화제가 10회를 맞는다니,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생각도 들고, 감개가 무량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사실 전 아직도 인권문제나 그런 부분에 대해선 잘 몰라요. 다만 그런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 세상에 그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해요. 관심이 있고, 또 잊지 않고 있으면 언젠가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온다는 거죠. 인권영화제는 제게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는 훌륭한 연결고리에요. 아, 이건 너무 거창하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오랜 세월 인권영화제와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작품이에요. 수준 높고, 문제의식 짱짱한 것도 좋거니와 인권영화제 작품들은 인권영화제에서가 아니면 절대 만나볼 수 없는 작품이 많거든요. 작가로서 훌륭한 작품을 번역할 수 있고, 더불어 많은 공부도 할 수 있는데 이런 기회를 누가 마다하겠어요. 지금껏 안 자르고 써주시는 것만 해도 영광이죠.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권영화제의 이미지가 너무 딱딱하다는 건데요, 작품 성격 상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만들어가는 영화제인 만큼 앞으로는 대중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좀 써주시면 어떨까 싶네요. 자, 10년을 묵묵히 이끌어 오신 인권영화제 식구들, 수고 많으셨고, 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무궁한 발전 있으시기를!

 

 

[영화제] 돋움행사 소개

 

풍성한 돋움행사들을 소개합니다!

  제 10회 인권영화제를 맞아 <아시아 민중의 인권 현장>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돋움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부대 행사는 버마 사진전과, 버마 가스 개발 문제에 대한 이야기 마당과 함께, 아시아의 다양한 가수들과 예술가들이 함께 하는 흥겨운 음악회가 열려  여느 때보다 더 활발하게 많은 이들과 함께하는 동감의 장이 펼쳐지리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버마 사진전 ‘우리들을 기억해 주세요’

  5월 4일부터 5월 22일까지 평화박물관에서 열릴 버마 사진전. 이 사진들에는 60년 이상의 내전과 40년 이상의 군부 독재 속에 던져진 난민들의 삶, 그 속에서도 그들을 지탱해주었던 ‘희망’과 그 희망을 현실화 해 줄 ‘연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국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는 요청에 버마에서 그들이 했던 단 한마디의 말은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였다. 그들이 하지 못했던 수많은 말들을 대신하는 이번 사진전에서는, 맬라 캠프와 버마 정글 피난민 마을 등에서 찍어 온 사진들과 함께 그 곳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전시되고, 버마의 역사와 난민캠프를 담은 영상물이 상영되며,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평화 엽서 쓰기’ 행사가 펼쳐진다.

 

버마 가스개발, 무엇이 문제인가

  5월 10일 오후 6시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대우 인터내셔널의 버마 가스 개발 추진을 둘러싼 인권 침해 문제를 조명하기 위해, 영화 밖 이야기 마당 “버마 가스 개발,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이 열린다. 야다나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과정에서 군부가 저지른 강제노동, 강제 이주 등의 온갖 인권 침해를 담은 영화 <책임회피(TOTAL DENIAL)>을 함께 본 후, 국제민주연대와 태국 치앙마이의 Earthright International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다 같이 버마 내 개발프로젝트의 문제를 짚으며 그들의 인권보장과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문화제 ‘아시아, 또 다른 우리’

  아시아 민중들이 사진이나 담론 속에서만 존재하지만은 않는다. 이번 인권영화제에서는 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공간이 될, 작은 음악회를 마련했다. 5월 13일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이 음악회에서는 오지혜 씨(영화배우)의 사회 아래 필리핀 민중가수 JESUS M. SANTIAGO, 버마 민중가수 Som Khom Huenn, 이주노동자밴드 ‘스탑! 크랙다운(STOP CRACKDOWN)’, 연영석, 실버라이닝 등의 우리나라 가수들이 함께 한다. 국가의 경계를 넘어 들려오는 그들의 고통과 희망을 담은 기타의 선율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흔들 수 있다면 좋겠다.

버마 민중가수 Som Khom Huenn의 노래

우리 집(Our Home)

 

Our Home

Lyrics by: Kham Zam Melody by: Sakhaha


The home that we lived

The bed that we slept

Bring them back

Who forced our mother into exile?

Who pushed our father out?

Who stomped our home into ruin?


Only bitterness can bring courage

Mindfulness of duty it’ll be our whole being

Don’t budge, don’t fear

The guest of our home


우리 집

작사 Kham Zam 작곡 Sakhaha


우리가 살던 집

우리가 잠자던 침대

그것들을 돌려줘


누가 우리 엄마를 추방했을까?

누가 우리 아빠를 내쫓았을까?

누가 우리 집을 파멸로 걷어 찼을까?


고통에서만 용기를 배우지

정신 똑바로 차리면서 우리의 모든 존재를 깨달았어

물러서지마, 두려워하지마

우리집의 침입자

[기획] 음악으로 듣는 영화 ① <노가다>

 멸시받지 않는 아버지를 위해-

 

“사람은 모두 힘들게 살기 때문에, 힘들게 사는 것”이라 말하는 일본 일용직 노동자 이토 씨의 목소리는 <노가다>의 전반에 깔려 힘겨운 삶의 모습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평생을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온 아버지의 모습은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아버지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다. 그저 일한 만큼만의 돈을 받기 위해서, 일하는 만큼만 존중받기 위해서 얼마나 힘든 투쟁을 해야 하는지 아직 모르겠다고 이야기 한다.

  한없이 무겁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야기들을 하나로 엮으면서 <노가다>의 김미례 감독은 놀랍게도 무겁고, 장중한 음악들의 사용을 피했다. 한국 노동자들의 이야기에는 랩 형식의 음악을, 일본 노동자들의 이야기에는 가볍기도 하고 활발하기도 한 음악들을 배치했다. 감독은 <노가다>의 기본 정서가 ‘한’이라고 이야기 했다. (http://mi-re.com 제작 일지 참고) 삶의 모든 과정에서 보이는 일용직 노동자, 그들의 ‘한’은 일상적이고 장기적인 것이다. ‘한’을 힘차게, 희망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 강한 비트박스와 함께 귀를 떠나지 않는 랩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우리들의 피고통을,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네 비릿한 욕심을’! 그것이 <노가다>의 주요한 맥락일 것이다. 일용직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임금 체불 문제, 산업 재해 문제, 기본 인권의 문제 등을 단지 서술하지만은 않는 것, 더 나아질 내일을 말하는 영화 전체의 음악들은 일본의 이토 씨가 이야기한 것처럼 ‘더 많은 젊은이들이 조합으로 눈을 돌리게’ 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분노의 목소리와 안타까운 울음, 허탈한 한숨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한국과 일본의 일용직 노동자들의 모습 뒤로 들리는 음악들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긴 여운이 남는 영화. 사람답게 살기 위한 삶을 위해서 얼마나 더 나아가야 하는지, 구슬프지만 생기 찬 음악들이 오래도록 귓가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종려나무의 그늘 In the shadow of the palms

웨인 콜스-제니스 / 2005 / 90분 /다큐

 

 이 다큐멘터리는 이라크 전쟁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이라크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는 다양한 이라크 사람들을 따라가며 이라크 전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바그다드를 침공하기 전후 격변하는 상황을 직면해 감에 따라 겪게 되는 삶의 변화는 우리에게 익숙하게 보여 졌던 미디어 속 전쟁 장면들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과 주류 언론에서 비춰지듯 이라크가 그저 테러로 얼룩진 곳이 아니며 미국이 그들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 준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다큐멘터리 속에서 이라크 안의 일반 민중들은 미국이 개입하기 전, 자신의 삶의 방식을 유지하며  만족하고 있었다. 이라크는 저마다 가족들과 함께 종교를 가지고, 평화를 사랑하고, 부유하지는 않지만 꿈을 가지고 살며, 자신의 직업에 긍지를 느끼고, 각자의 생각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들이 살고 있던 공간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개임으로 그들의 소박한 평온은 깨졌으며 전쟁이 얼마나 혼란을 가져왔는지를 보여준다. 전쟁 전후라는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 아주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다큐멘터리는 성실히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 또, 다소 긴 러닝타임이지만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2003년의 이라크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차이나 블루 China blue

Micha Peled / 2005 / 86분 / 다큐


  밖에서 보기에 중국은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발전한 중국’의 시커먼 속내를 들여다보면 말도 안 되는 대우를 감수하며 죽도록 일만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특히 유순하고 복종적인 10대,20대의 지방 출신 젊은 여성들은 중국의 ‘저임금 단순 노동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녀들은 중국 정부의 ‘한 가정 한 명의 아이’ 출산 정책으로 인해 농사지을 아들을 원해서 부모들이 몰래 낳은 ‘두 번째 딸들’ 이다. 한창 나이에 교육도 받지 못하고 가난한 고향을 홀로 떠나 도시의 수출 공장으로 온 그녀들은 딸로 태어난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동시 가족을 위해 돈을 버는 것을 행복으로 여긴다.    

  집에 돌아가고 싶어도 가족들이 실망할까봐, 한 달 월급만큼의 비용이 드는 교통비 때문에 설 연휴에도 집에 돌아가지 못한다. 가족들이 자신만을 의지하기에 전화로는 잘 지낸다고 한다. 아프면 약 살 돈이 들고 일도 못하기 때문에 아픈 것이 싫다. 집 떠난 지 2년 만에 집에 돌아가는 동료와 설 연휴 기차 스케줄을 보며 가장 싼 좌석을 고민하는 동료들을 보며 몰래 눈물을 훔치는 16세 소녀 Jasmine을 보면서 그 동안 했던 많은 고민들과 투정들이 부끄러워질 것이다. 우리가 이 영화를 보는 86분 동안에도 Jasmine과 그녀의 동료들은 기계처럼 청바지 50장을 작업하고 있을 테지. 그리고 그들이 모두 버는 돈은 합쳐서 우리나라 돈으로 1500원도 되지 않을 테고...

  영화는 전 세계적인 ‘made in China' 안에 암묵적으로 동의된 ‘권력과 자본의 횡포’에 ‘값 싼 노동력’으로서 ‘희생’되고 있는 중국 젊은 여성노동자들의 실태를 고발한다. 오로지 가족을 위해 일을 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blue bird(파랑새)' 로 여기며 'blue jeans(청바지)’ 수출 공장에서 노동착취, 임금착취를 당하고 있는 중국의 여성 'blue-collar workers(육체노동자)’들. 그들의 blue, 짙은 우울로 물든 시퍼런 멍자국 같은 청춘의 숨이 그곳에서 그치지  않게 되기를. 푸른 사과의 싱싱함을 닮은 꿈들을 찾아 파랑새가 행복한 곳으로 다시 날아가길.

 ‘수출 지향적 경제 성장 정책’과 ‘노동 집약적 공장’에서 노동조합과 노동파업조차 불법화된 열악한 조건에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 채 매일매일 4시간 밖에 잠을 자지 못하고 기계처럼 일하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우리나라의 6-70년대와 오늘날의 노동 문제가 오버랩 되는 것도 비단 나 뿐은 아닐 것이다.

 

인권영화제

(110-522)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 2가 8-29 4층
Tel : +82-2-741-2407 | Fax : +82-2-741-5364 | e-
mail : 2006hrfilm@list.jinbo.net

울림을 만드는 사람들 : 마토, 권율, 강지희, 곽지현, 강경란, 박율우, 김서효정, 이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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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회의 한미FTA 뒤집기](1) - 정태인 전 보좌관이 분노한 까닭은

"정태인은 기존 FTA로드맵을 밀고가자는 얘기에 불과"

 

이종회(발행인) 
가족과 함께 미국에서 연수중인 이종회 참세상 발행인이 '한미FTA' 문제를 뒤집어보는 칼럼을 보내왔다. 모두 알고 있듯이 정부가 한미FTA를 최초의 일정대로 강행하고, 범국민운동본부가 결성되어 협상을 저지하기 위한 실천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범국민운동본부를 포함해서 이 싸움에 나선 주체들이 한미FTA 저지 싸움의 목표와 방향, 이후 대안과 관련해서는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 말하자면 한미FTA 저지 싸움을 통해 진보운동, 민중운동이 무엇을 얻을 것이며, 어떤 대안을 제시할 것인지를 심사숙고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종회 발행인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앞으로 6-7회에 걸쳐 '한미FTA 뒤집기' 연재칼럼을 기고한다. 한미FTA 저지 싸움에 나선 모든 주체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 - [편집자주]


한미FTA 추진을 두고 친미와 반미, 개방과 쇄국으로 일그러진 지형에 정태인이 제기하는 소위 ‘평화의 동북아’론이라는 또 다른 왜곡으로 우리의 시야가 흐려지고 있다. 엄청난 파괴력에 따른 국민적 저항으로, 쉽게 풀지 못했던 스크린쿼터의 축소, 의약품 가격의 재조정 금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금수조치 해제, 배기가스 관련 규제의 완화, 그 오랜 금기들을 한꺼번에 깨놓기가 무섭게, 정부는 제대로 된 공청회 한번 없이, 6월 5일 1차 본 협상이라는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그리하여 국민적 저항, 96,7년에 걸친 노동법 안기부법 저지를 위한 전 국민적 투쟁 이후 언제 이런 적이 있었던가 싶게 민주와 진보를 지향하는 기층 노동자, 민중 그리고 사회단체의 역량을 총결집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할 정도의 맞바람을 일으키면서까지 한미FTA가 출범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참세상 자료 사진
정태인이 제기하는 바 한미FTA의 본질은, 이미 진보진영에서 정리한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태인은 프레시안에 기고한 글에서, “2005년 ‘포괄적, 호혜적, 역동적 동반자’를 내세웠던 경주 공동선언이 다음 해 1~2월 전략적 유연성과 한미FTA 협상의 개시 선언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의 “한미FTA는 한미간 상호방위 조약에 뒤이은 경제동맹”, “중국, 일본에 앞서 미국과 거래를 탄탄하게 해놓는 것이 동북아에서 한층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발언으로 그의 진단을 보충하고 있다. 아울러 노무현의 한탕주의와 친미주의자 한덕수 경제부총리,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만든 합작품이라는 공개적인 비난도 서슴치 않았다.

그렇다. FTA정책에 관한 논의에도 개입을 한 청와대 정책보좌관 자리를 거친 사람이 현 정부의 한미FTA 추진정책을 비난하고 나섰으니, 그의 과거 활동했던 이력을 돌이켜 FTA정책이 노동자, 농민 그리고 민중에 끼칠 고통과 고난을 염려한 충정으로 바라보기 십상일 수 있겠다. 그러나 그 기대는 그가 제기하는 대안의 내용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그는 위기에 처한 자본의 나아갈 길에 대한 염려를 쏟아낸 것, 그리고 내심 노무현대통령에게 그의 신심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자 이런 도발을 감행한 것에 불과하다. 정태인, 그는 쓴 글을 보나, 스스로 존재가치를 부각시킨 행태로 보나 전략전술에 아주 능숙한 사람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성동격서라 했든가, 한미FTA 반대한다고 소리높여 온동네 휘저어 놓고는 해결방안이라는 것으로 한중일FTA 먼저 하자고 던지고 있으니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마디로 정태인은 자본의 자유무역체제와 FTA 그 자체가 노동자 민중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고려는 아예 없다. 단지 한미FTA로 인해 김대중정권 이래 구상되고 추진되어 온 자본의 아시아지역블록 구축에 대한 실현기획이 무망해지고 있음을 낙담하고 있을 뿐이다.

정태인은 작금의 한미FTA 추진에 대한 대안으로서 다음과 같이 제기한 바 있다. ‘평화의 동북아’ 구상이란 “동북아의 새로운 경제·사회 모델, 그리고 장차 세계의 모델이 될 공동체적 민주주의를 찾는 것”이고, “미국을 외면할 수 없지만 중국, 일본과의 협력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훨씬 더 큰 손해”를 보기 때문에, “중국이나 일본과의 FTA 논의를 한층 진전”시켜야 하며, “러시아와의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역시 발전시켜야 한다. 동남아시아연합(ASEAN)과의 FTA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예를 들어 북한, 중국, 러시아가 최근 설치하기로 한 훈춘·하산 지역의 경제자유지대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곳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북방의 전략적 요충지다. 고려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이곳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 철도(TKR)의 연결지점일 뿐 아니라 장차 북한의 나선 지역을 발전시킬 교두보 역할을 할 곳이다”라는 것이 그 요지이다.

그런데 그나마 그가 프레시안에 올린 글이 정태인표 창작품이 아니라, 이미 노무현대통령 취임사에 다 나와 있던 이야기를 보기좋게 포장만 달리하여 되풀이한 것일 뿐이다.

번거롭지만 관련된 부분만 인용을 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우리 앞에는 동북아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근대 이후 세계의 변방에 머물던 동북아가, 이제 세계 경제의 새로운 활력으로 떠올랐습니다... 동북아의 경제규모는 세계의 5분의 1을 차지합니다. 한·중·일 3국에만 유럽연합의 네 배가 넘는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우리 한반도는 동북아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중국과 일본,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21세기 동북아 시대의 중심적 역할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반도는 동북아의 물류와 금융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동북아 시대는 경제에서 출발합니다. 동북아에 '번영의 공동체'를 이룩하고 이를 통해 세계의 번영에 기여해야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평화의 공동체'로 발전해야 합니다. 지금의 유럽연합과 같은 평화와 공생의 질서가 동북아에도 구축되게 하는 것이 저의 오랜 꿈입니다. 그렇게 되어야 동북아 시대는 완성됩니다. 그런 날이 가까워지도록 저는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굳게 약속드립니다... 진정한 동북아 시대를 열자면 먼저 한반도에 평화가 제도적으로 정착되어야 합니다... 한반도가 21세기에는 세계를 향해 평화를 발신하는 평화지대로 바뀌어야 합니다.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동북아의 평화로운 관문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부산에서 파리행 기차표를 사서 평양, 신의주, 중국, 몽골, 러시아를 거쳐 유럽의 한복판에 도착하는 날을 앞당겨야 합니다”

결국 정태인이 하고자 하는 주장은 노무현대통령의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국정목표로 ASEAN+3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FTA추진 로드맵’을 그대로 밀고가자는 얘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노무현대통령의 취임사에 제시된 대로 “우리의 안전보장과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우리 국민은 이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미동맹을 소중히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호혜평등의 관계로 더욱 성숙시켜 나갈 것입니다”라고 별개의 건으로 유지하면 될 일이지,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하고 더구나 이에 조응하여 한미FTA까지 추진하는 것에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태인의 도발적인 행동은 오히려 노무현과 자본, 아니 독점자본에 대한 그 깊은 충성심의 가감없는 입장표명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따져보자.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문제가 되는 일본과 중국, 그리고 아세안과 FTA를 맺어 동북아와 아시아지역 독자적인 경제블록을 구축하는 것이 정태인이 주장한 대로, 아니 노무현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얘기한 대로 '평화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방향인가? EU를 한 축으로 하고, FTAA를 매개로 한 미주블록을 한 축으로 하는 위기의 자본운동의 블록화 경향에서 ASEAN+3를 축으로 하는 아시아지역 블록을 구축하는 것이 과연 평화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경로가 될 것인가.

세계경제의 블록화와 블록 간 배타적 보호무역의 강화로 귀결된 과잉축적과 과잉생산의 위기가 결국은 전지구적인 참화로 이어진 제2차 세계대전을 상기한다면, 이런 블록화의 강화와 그에 대항하는 또 다른 블록을 구축하는 것에 대하여 과연 ‘평화의 공동체’를 운운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평화’보다는 ‘전쟁’, ‘죽음’이라는 레토릭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무장한 세계화라 했던가. 신자유주의 자본운동에 조응한 새로운 세계질서·동북아질서를 주도하고자 하는 미국의 군사적 재편에 상응하는 전략적 유연성에 동의하고, 그와 한 쌍으로 이루어지는 한미 FTA가 가지는 함의와 함께, 자본의 블록화 경향에 대한 의미를 짚어내고, 잠시 흐렸던 우리의 시야를 다시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우리의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유럽이 통합하는 데 50년이 걸렸다. 일본과 한국이 못 할 이유가 없다. 이를 위해서 월드컵 한일공동 개최만으로는 모자란다. FTA를 체결하자”

현 정부의 동북아중심국가라는 국정지표, 그리고 정태인의 제안은, 공교롭게도 2000년 초 일본의 오부치수상이 방한하여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한 강연에서 제안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는 멕시코 인민의 죽음과 같다”고 NAFTA가 발효하는 1994년 1월 1일 봉기를 일으킨 자파티스타의 선언과 같이 소위 ‘평화의 동북아’ 플랜이라는 것이 우리 아니 아시아지역 노동자 민중에게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것은, 그간 정부가 추진하는 FTA를 포함하는 자유무역정책에 노동자, 농민 그리고 민중의 흘린 그리고 흘리고 있는 피눈물이 증명하고 있다.

이제 우리 앞을 가리던 안개를 걷고 노동자 민중의 국제주의 기반하는 평화공존과 호혜경제에 대한 대안을 실험하고 있는 지구 반대편에도 눈길을 돌려보자.

이종회 님은 민중언론 참세상 발행인으로 일하고 있다.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id=35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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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화와노동
2006.04.19 | 306호

몰락을 향한 미국의 한걸음
이란 핵문제의 본질과 반미반전 투쟁의 과제


미국은 냉전 이후 새로운 위협으로 테러리즘,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독재 국가들의 존재 등을 꼽으며 그 대표적인 국가로 이라크, 이란, 북한, 리비아, 쿠바 등을 지목했다. 그리고 그러한 위협을 저지하기 위하여 핵을 포함한 선제공격을 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 왔다. 이러한 군사 전략에 기초하여 미국은 이란을 테러리즘에 대한 강력한 지원국으로 규정했다. 이로써 이란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비정상적인 국가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미국이 이러한 새로운 군사전략을 실현하는 과정은 세계 민중들의 무한한 고통을 동반한다. 대량살상무기가 존재할 것이라는 ‘혐의’를 근거로 침공당하여 현재까지 지속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이라크 민중들의 현실을 보라. 미국은 이란, 이라크 등 중동 국가들에 대한 가혹한 보복 조치로 20년 가까이 각종 외교적-경제적 봉쇄를 시도해 왔는데, 이것이 중동 민중들의 심각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이란은 동쪽과 서쪽 국경에서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군대인 미군을 마주하고 있다. 동쪽은 아프가니스탄이며 서쪽은 이라크이다. 이 두 나라는 미국의 침공으로 정권이 붕괴되는 경험을 치렀고, 여전히 수십만 명의 미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 또한 미사일 사정권 내에 위치한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은 NPT에 가입하지 않은 채 여전히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결국 이란이 현재로선 핵무기 개발은 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자국 방위론을 내세우며 결국 핵무기를 보유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은 있다. 이것이 이란 핵문제의 진실이다.

2006년 4월 17일(월) - 23일 (일) 주요일정


4.20 (목)
14:00 4.20 장애인차별철폐 결의대회 (장소: 서울역 앞)
19:00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 서울 촛불문화제 (장소: 광화문)

4.22 (토)
15:00~23:00 2006 반빈곤 투쟁을 위한 연대의 밤 (주최: 빈곤사회연대, 장소: 고려대 학생식당)

4.21~23 평택 평화농활




 이란 핵문제/반전반핵투쟁 관련 자료

[자료1]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대응전략 - 이란 및 북한 핵문제를 중심으로

[자료2] 이란 핵문제의 최근 동향과 전망

[더 읽기]
한반도의 핵 현실과 반전반핵운동

핵경쟁과 핵확산, 비극의 역사

세계의 반핵평화운동

사회진보연대
http://www.pssp.org | pssp@jinbo.net
(140-801) 서울시 용산구 갈월동 8-48 신성빌딩 4층
TEL:02-778-4001~2 | FAX:02-778-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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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인권영화제 상영일정표가 나왔습니..
[알림] 인권영화제 회고전 설문조사 (다시..
[알림] 국내출품작 상영여부 확정을 마치며..
[알림] 국내상영작이 확정되었습니다.
[알림] 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를 기다립니..

 

 

인권운동사랑방은 "인권의식의 확산"이라는 우리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하여 처음부터 '모든 사람들'에게 대가없이 무료로 영화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권영화제의 정신을 훼손할 수 있는 기업의 후원은 받지 않습니다. 가난하지만 나누는 정신이 우리가 지켜온 모습입니다.
재정적으로 부족한 가운데도 이 행사가 지난 9년 동안 지속된 가장 큰 동력은 각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아낌없이 헌신해주신 자원활동가들과 쌈지돈을 끌러 주신 후원회원들의 도움이었습니다.
실무와 재정에 있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지는 인권영화제에 여러분들의 작은 정성을 보태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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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6-04-20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영일정표]는 아래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

http://www.sarangbang.or.kr/hrfilm/2005hrfilm/news_view.php?code=announcement&uid=83

 


2006-04-20 0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6-04-20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아래 주소로 한번 가보세요. :-)

http://segero.hufs.ac.kr/scripts/article_view.asp?JNAME=IANR&ISSUEID=105&SECID=001
 

▒ 2006년 4월 17일 51번째 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웨스트 파푸아의 특별자치법 제정 반대집회' 주제 섹션 및 문화캠페인 담당

이상희 자원 활동가 인터뷰

 

Q. 이번 10회 인권영화제에서 섹션과 부대행사에 적극적으로 결합하고 계시는데, 그 동기는 무엇인가요?

A. 영화제에 관객으로 참여하다가, 8회에 심사위원을 하고, 올해에 본격적으로 결합을 했습니다. 결합에는 두 가지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제가 아시아지역을 다니면서 가난과 분쟁으로 인해 고통 받는 많은 사람들을 목격했었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국도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현장에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단체나 활동가가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실상을 좀 전달하자, 전달을 통해 연대활동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달의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문화적 접근이 가장 좋을 것 같다, 그중에서도 영화가 좋다는 생각을 유해정 활동가와 같이했어요. 그때는 반농담반진담 식이었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하게 된다면 영화만 틀 것이 아니라 영화제를 통해 진지한 고민을 던져주는 뭔가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게 과연 가능할까 하는 고민을 했어요. 또 다른 하나는, 올해 초에 인권영화제가 위기를 맞게 되었다는 얘길 들었어요. 저는 과거를 돌아보는 회고전을 하기보다는 새로운 이슈를 던지고 고민을 공유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아시아 민중의 인권을 제안했죠.

Q. 현지에 외부사람들의 결합이 적다고 하셨는데, 상희씨는 어떤 형태로 참여를 하신건가요? 예를들어 인턴이나...

A. 지난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활동했었어요. 필리핀에서는 IID 라는 평화단체에서 자원 활동을, 태국에서는 NY forum(nationality youth forum)이라는 버마 소수민족문제를 주 영역으로 삼는 인권단체에서, 그리고 ERI(Earth Rights International)에서도 자원 활동을 했어요.  세계의 모든 분쟁이나 고통이 있는 자리에 반드시 한국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현장을 보면서 든 고민은 이런 거였어요. 물리적인 거리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현지의 문제를 보면 국경을 넘는 문제인 경우가 많다는 거죠. 국가 간의 정치세력과 경제세력이 연합해서 체계적으로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하고 억압하는데, 그 억압을 당하는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국경선 안에서 자신들의 문제만 볼 수밖에 없거든요. 국가 간의 정치세력과 경제세력이 연합해서  체계적으로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하고 억압하는데, 그 억압을 당하는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국경선 안에서 자신들의 문제만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같이 싸워서 저항해야 할 문제인데. 제가 문제의식으로 삼고 싶었던 건, 우리는 우리 안에서의 문제에 피가 금방 뜨겁게 끓고 쉽게 연대하는데 국경을 넘은 문제의 경우 부차적으로 보고 우선순위에서 도외시되는 측면이 많이 있거든요. 결국 물리적 거리감을 떠나서 똑같이 심각한 문제인데 왜 쉽게 연대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그런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어요.

Q. 인권하루소식에 기사를 연재 하셨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내 생에 가장 길었던 일주일’ 이었어요. 웨스트파푸아에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A. 웨스트파푸아로 갈 생각을 하면서 위험하고 출입제한구역도 많아서 고민하다가, 80년대 한국에 온 외국의 인권활동가들이 광주를 들르지 않고 가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가기로 결정했어요. 베니 교수와 도나의 도움을 받으며 집회현장 사진을 찍다가 한번 걸리고. 경찰서에 끌려갔어요. 관광객인척 하고 다시 나왔는데, 호텔로비에 경찰들이 미행하기 시작하는 거에요. 게다가 호텔이 도청되기 시작해 대학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거주하면서 활동가들을 만났죠.

 이번여행에서 저에게 중요했던 화두 하나가 있었는데, 과거의 식민지가 지금까지 미치는 결과들을 보자는 게 있었어요. 웨스트파푸아나 버마가 전형적인 사례였어요. 제가 만일 친구들과 소규모로 웨스트파푸아에 관한 일을 한다고 해도, 이들의 요구사항이 뭔지가 가장 중요한 거잖아요. 현지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어요. 마침  특별자치법 철회를 위한 대규모집회가 있었거든요. 특별자치법은 인도네시아 군부가 국제사회의 압력과 웨스트파푸아에서 독립요구가 끊임없이 일어나니까 회유책으로 자치권을 인정하겠다며 만든 법인데, 결국 시행되자 알맹이가 없는 껍데기임이 드러났어요. 독립해야 할지 연방제를 택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 사람들의 자결권을 인정하는 일이에요.

Q. 이번 인권영화제에서 가장 소개하고 싶으신 영화가 있다면?

A. <토탈 디나이얼(Total denial)>를 추천하고 싶어요. 과거 버마에서 미국의 우노칼사와 프랑스의 토탈사가 천연가스개발을 했어요. 그 과정에서 엄청난 인권침해가 발생했어요. ERI에서 미국에 소송을 제기했고 그 과정에서 버마군부의 강제노동 강제이주 그리고 국가에 의한 폭력 또한 인정이 되었어요. 그랬기에 합의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의 승리라 볼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지금도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어요. 파이프라인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일정지역에 초소를 두면서 주민들에게 초소를 지키는 강제노동을 시키고 있어요.  그리고 이 유사한 사건이 또 발생을 할 거에요. 그 가해자가 한국인거죠. 대우인터네셔널. 중요한 것은 이런 똑같은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죠. 버마군부가 지탱하는 경제적인 요인이 가스에요. 그러니까 결국 가스개발로 번 돈이 국민들을 향해 겨누는 총칼을 구입하는데 쓰게 될 것이라 대우 측에게 가스개발 중단을 요구 하고 있어요. 상영 후에 토론을 할 거에요. 소송을 주도했던 ERI라는 단체가 마침 대우본사 항의 방문 겸 한국을 방문해요. 그래서 토론회에 같이 참여를 하실 듯한데,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일거에요.

Q. 부대행사도 많이 준비하셨는데, 음악회에 초청된 분들은 현지에서 만나셨던 분들인가요?

A. 이번 음악회 ‘아시아, 또다른 우리’에는 버마와 필리핀 가수가 오시는데요, 필리핀 가수는 필리핀에서부터 친했던 사람인데, 마르코스 독재시절부터 오늘날의 반전집회와 아로요 관련 집회까지 노래와 시로 꾸준히 싸우는 분이에요. 버마 가수는 직접 만난 사람은 아니고, 샨 민족 출신으로 태국에 망명하셔서 이전에 노래를 부르시다가 지금은 노래를 포기하고 활동에 전념하는, 인터넷 매체를 통해 활동을 하시는 분인데 이번에 노래를 불러 주실 거에요.

[기획] 인권영화제의 10년: 2/2(2001~2005)

제5.5회: 2001년 5월 18일- 23일

제5.5회 인권영화제-다시보는 명작선-가 일주아트하우스, 아트큐브에서 열렸다. 역대 영화제 상영작 중 관객의 찬사와 영화적 가치가 뛰어난 수작, 더불어 '꼭 다시 한번' 보여주고 싶은, 즉 인권영화제가 권하는 영화도 상영되었다. 또한 매년 가을에 개최하던 인권영화제가 봄으로 옮기면서, 처음으로 극장에서 개최되었다.

 

제6회: 2002년 5월 30일- 6월 5일

제 6회 인권영화제가 ‘전쟁과 인권’을 주제로 서울아트시네마, 아트큐브에서 열렸다. ‘올해의 인권영화상’ 수상작으로는 <먼지, 사북을 묻다>가 선정되었다.

제7회: 2003년 5월 23일- 5월 28일

제7회 인권영화제가 ‘이주 노동자의 인권’을 주제로 서울아트시네마, 아트큐브에서 열렸다. 제작 지원 프로젝트<옴니버스 - 여정>이 상영되어 이주노동자의 억압과 설움이 관객들로부터 깊은 공감대를 얻었다.

제8회: 2004년 5월 21일- 5월 26일

제8회 인권영화제가 ‘감옥의 인권’을 주제로 서울아트시네마, 아트큐브에서 열렸다. 모형감옥 안에서 '체험'을 해보는 부대행사가 진행되어 관객들은 한국감옥의 현주소에 대하여 영화 밖에서도 소통할 수 있었다. 또한 감춰진 인권 현장과 호흡하는 국내외 영상 활동가들의 활동을 점검하는 ‘비디오로 행동하라’ 섹션이 처음으로 마련되어 <2002, 발전노조의 투쟁을 다시 보다>, <부안주민들, 카메라를 들다> 등이 상영되었다.

제9회: 2005년 5월 20- 26일

제 9회 인권영화제가 '어린이·청소년의 인권'을 주제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렸다. 사회적으로 깊숙이 내제된 차별의 시선이 어린이·청소년 공동체 내에서도 어김없이 작동하면서 '청소녀' 레즈비언들이 겪는 차별적 시선에 관하여 성찰할 수 있는 작품 ‘이반검열’이 여성영상집단 '움'과 레즈비언 인권 운동단체인 '끼리끼리'에 의해 사전제작지원작으로 제작되었다.

 

 

 

[영화제]해외상영작 확정

<해외작품> 아시아 민중의 인권현장

 

    차이나 블루 China Blue

    Micha Peled / 2005 / 86분 / DV/ 칼라 /다큐 / 캐나다

     

    거미집 In the spider's web

    하나 무슬리 / 2004 / 47분 /DV/ 칼라 /다큐 /  팔레스타인

     

    관타나모 - 전쟁의 새로운 규칙 GITMO - The new rules of war

    에릭 간디니 타리크 사리 / 2005 / 79분 /DV/  칼라 /다큐 /  스웨덴

     

    끝나지 않는 여행 Continuous journey

    알리 카지미 / 2004 / 87분 /DV/  칼라 /다큐 /  캐나다

     

    불탑의 그림자 In the shadows of the pagodas

    이렌 마티 / 2000-2004 / 74분 /DV/ 칼라 /다큐 /  스위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 The happiest people in the world

    샤히 딜-리아즈 / 2004 / 94분 /DV/  칼라 /다큐 / 독일

     

    "용사의 고향, 자유의 땅" Home of the brave- Land of the free

    존 설리번(John Sullivan) / 2003 / 52분 / DV/ 칼라 /다큐 / 노르웨이

     

    웨스트 파푸아 West Papua

    데미안 페이어(Damien Faure) / 2002 / 52분 /DV/ 칼라 /다큐 / 프랑스

     

    종려나무의 그늘 In the shadow of the palms

    웨인 콜스-제니스 / 2005 / 90분 / DV/칼라 /다큐 /  호주 

     

    책임회피 Total denial

    밀레나 카네바/ 2006/67분/DV/ 칼라 /다큐 /  이탈리아

     

    쿠아리 Quarry

    나카이 신스케/ 2001/30분/DV/ 다큐/컬러/ 일본

 

<특별 상영작>

 

    평화 교육 Teaching Peace in a time of war

    테레사 맥클린스 / 2004 / 54분 /DV/  칼라 /다큐 /  캐나다

 [기획] 이웃 영화제 스케치① - 서울여성영화제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시작된 서울여성영화제가 제 8회를 맞아 4월 6일부터 14일까지 신촌 아트레온에서 진행되었다. 올 서울여성영화제는 최근 2년간 세계 전역에서 여성감독이 제작한 우수한 작품을 상영하는 새로운 물결, 안토니아스 라인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마를린 호리스 특별전, 아프리카 영화를 소개하는 아프리카 특별전:나의 아프리카들,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여성영화인들의 작품을 맛 볼 수 있는 유일한 경쟁부문인 아시아 단편 경선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취재차 방문한 날은 평일 낮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영장은 관객들의 열띤 관심과 자원 활동가들의 활발한 몸놀림으로 한층 들뜬 분위기였다. 기자가 이번 영화제에서 본 작품은 ‘새로운 물결’ 섹션 중 하나인데, 스웨덴 감독 페아 홀름퀴스트와 수잔 카달리안이 세계적 환경주의자 반다나 시바를 2년 동안 쫓아다니면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소똥>이다. 이 영화는 반다나가 WTO 회의가 열리는 멕시코의 칸쿤, 티벳 망명 정부, 다국적기업에게 종자 특허권을 내주려는 유럽 특허청 등을 직접 발로 뛰어 다니면서 전 지구적인 투쟁을 벌여나가는 모습을 빠른 리듬으로 보여준다. 인도의 토종 종자와 문화의 보존, 민중이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외치는 반다나에게 ‘소똥’은 훌륭한 연료이자 집짓기 재료이고, 자연이 준 선물이다. 개발도상국의 식량문제를 해결한다는 미명 하에 인도로 들어온 몬산토의 유전자조작식품과 생물특허권은 인도 농민의 부채를 증가시키고 그들을 자살로까지 내몰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아시아 민중의 인권 현장을 말하는 올해 인권영화제의 주제 섹샨 작품에서도 다시 한번 공명될 수 있을 것이다.

 제 8회 여성영화제는 관객과의 대화를 비롯한 영화인들과의 다채로운 만남의 장도 풍성했다. 특히 10일 열린 ‘아시아 여성 영화인의 밤’에서는 해외감독과 게스트, 영화제를 준비한 스태프와 자원 활동가들 그리고 관객과 행인들이 하나 되어 맥주를 마시며 여성영화제를 기념하고, 노래와 춤을 즐기는 축제의 장이었다.

 

[상영작 리뷰] <트랙터가 부르는 평화의 노래>

 트랙터가 부르는 평화의 노래

-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트랙터 순례 12일 간의 기록

이수정/38분/2006/다큐

 평택시 팽성읍 주민들이 미군기지 확장반대를 외치며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시작한 지 벌써 3년. 평생 농사밖에 모르던 이들이 한창 다음해 농사 준비를 해야 할 시기에 12일 간의 트랙터 순례를 떠난다.

 지난 1월, “우리 땅을 지킵시다.” “미군기지 확장반대.” “농사 같이 지읍시다.” 노란 바탕 붉은 글씨의 플래카드는 아스팔트를 달리는 7대 트랙터에 의해 부여, 부안, 광양, 창원, 부산, 경주, 왜관, 안성 등의 지역을 거치며 진실을 알렸다. 언론에 의해 축소, 왜곡된 미군기지 확장문제를 직접 이야기하고자 팽성읍 주민들이 모두 단결, 투쟁에 ‘올인’한 것이다. 처음에는 “이젠 뭘 할까? 어디로 가야하나?” 라고 포기하던 이들도 조상 대대로 살아오고 한평생 농사지은 ‘내 땅’을 절대로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영화는 트랙터 순례 12일 간 여정 속에서 일어나는 고난과 역경, 협동과 단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희망과 자신감을 얻고 무사히 순례를 마치고 돌아온 그들을 보며 새삼 생각해본다. 우리나라에 미군 부대가 왜 있어야 하는지? 또 왜 팽성읍 주민들은 오늘도 내일도 눈물을 훔치며 아득한 길을 향해 돌림 노래하듯 싸워야만 하는지?

 그저 농사꾼으로서 내 땅에서 농사지으며 ‘살고자’ 하는 팽성읍 주민들의 소박한 꿈의 ‘권리’에 호소하는 트랙터의 당당한 깃발이 오래토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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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6-04-20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올해는 한두 편이라고 봐야 할 텐데 ...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