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님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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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라이프니츠는 물리학자가 가설을 가지고 설명하기 위해 현존하는 데이터에 접근하듯이

철학에 접근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라이프니츠가 굉장한 관심을 가졌던 "사실들"은 힘과 물체에

대한 수많은 규정들을 가진 세계의 현존에 대한 현상이었으며, 그의 "가설들"은 일반적인 세계관과

관련된다. 이러한 가설들은 체계적인 연관 속에서 제시되지 않고, 그것들이 마치 형이상학적 소설의

일부분인 듯 내러티브 형식으로 제시된다. 그렇지만 결국 우주에서 발견되는 본질적인 연관들을

분명히 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기준으로 그 가설들을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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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라이프니츠 관련 페이지를 읽었는데^^ 역시 모르겠는 부분이 있어서 여쭤볼게요.

각각의 문장들도 겨우겨우 짐작하며 읽었는데, 더 어려운 건 각 문장들의 연결이네요 ㅠㅠ

물리학자가 가설을 가지고 데이터에 접근하듯이 철학에 접근했다. "그러나"는 다음 말이 반대라는

말일 텐데... '"사실들"은 ~ 현상'이라는 게 아마 데이터와 "사실들"이 다른 것이라는 말을 하려는

건가보죠? 그럼 "가설들"은 일반적인 세계관과 관련된다는 말도 라이프니츠의 "가설들"이

물리학자의 가설과 같을 수 없다는 의미로 쓰인 건가요?

 

답변

그렇죠. 필자의 뜻은, 라이프니츠가 겉보기에는 물리학자가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에 접근하듯이

철학적인 문제들을 다루지만, 그가 다루는 데이터 또는 소재는 "힘과 물체에 대한 수많은 규정들을

가진 세계의 현존에 대한 현상"이고 그의 가설은 "일반적인 세계관", 곧 형이상학이라는 것이죠.

"힘과 물체에 대한 수많은 규정들을 가진 세계의 현존에 대한 현상"이라는 말은, 사실 무슨 뜻인지

잘 납득이 가지 않네요. 원문을 보거나 번역문의 맥락을 좀더 살펴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림짐작으로는, 우리가 경험하는 사물들의 세계, 시공간 상에 실존하는 세계를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 문장은 라이프니츠가 이러한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고유한 형이상학적 가설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세계의 현존에 대한 현상이었으며"는 "세계의 현존의 현상"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군요.

 

"이러한~ 제시된다"는 라이프니츠의 "가설들"이 물리학자의 가설들처럼 체계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인지 다른 의미가 있는지요?

 

답변

"체계적인 연관 속에서 제시되지 않는다"는 말 역시 산책님의 인용구만으로는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대략적인 의미는 라이프니츠가 엄밀한 논증을 통해 자신의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를 전개하듯이 자신의 형이상학을 전개하고 있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판단해야 한다'는 마지막 문장은 무슨 맥락인가요? '그렇지만'은 앞의 어떤 말과 구분하기

 위해 쓰인 건지? 라이프니츠의 가설들이 물리학에서처럼 체계적이지 않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

우주에서 발견되는 본질적인 연관들을 분명히 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라는 뜻인가요?

 

답변

이 문장의 뜻은, 라이프니츠의 서술 방식이 논증적이지 않고 서사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이

학문적인 가치가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되며, 우주의 구조를 해명하는 데서 나름대로 체계적인

논리를 갖추고 있는지, 따라서 세계에 대한 철학적 이해에 도움을 주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삼아 말하면, 위의 인용문의 의미를 좀더 정확히 이해하려면 일단 책을 읽어보든가

원문을 보든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왜 이 책을 읽으시는지 궁금하네요. 근대 철학사에 대한 개론서도 아니고

헤겔 자신의 저작도 아니고, 굳이 헤겔의 근대 철학사 강의에 대한 해설서를 통해서

근대 철학을 읽을 필요가 있을지 좀 의문이 들어서요. :-)

번역자들이야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번역했겠지만, 글쎄요,

저 같으면 근대 철학사를 읽어보려는 사람에게 이런 류의 책을 추천하지는 않을 텐데 ...

서양 근대 철학에 대한 개론서라면 차라리 [서양근대철학](창작과비평사) 같은 책이 낫죠.

조금 어려울지는 모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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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9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6-06-19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힘드시면 보지 마셈~
속삭이신 님 이야기를 들으니까 쉬우면서도 좋은 철학사책을 하나
번역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
(그런데 언제??)

2006-06-20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6-06-20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세요. ㅋ
그런데 [소크라테스에서 포스트모더니즘까지]까지는 한번에 읽기는
너무 두꺼울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