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들썩이며 차베스와 힙합하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슬럼가의 흥겨운 힙합 거리공연…석유재벌 개혁정책 향한 지지, 낙서와 랩에 담아

▣ 글·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 사진 REUTERS/NEWSIS/JORGE SILVA

지난 4월22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슬럼가에서는 다양한 힙합 음악과 낙서가 난장을 이룬 흥겨운 문화공연이 열렸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끄는 사회주의 혁명은 베네수엘라 민중의 손발을 들썩이게 하는 힙합 음악처럼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 농구 골대에 꺼꾸로 매달린 아이의 등 너머에서 베네주엘라 젊은이들이 차베즈 대통령의 개혁 정책을 지지하는 낙서를 그리고 있다.

그는 석유를 팔아 번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사회개혁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선진국의 석유재벌들은 베네수엘라 석유회사와 개발투자계약을 맺고 개발 이익을 싹 쓸어갔다. 차베스는 “그런 꼴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가 석유회사 지분의 51%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민들은 빠르고 경쾌한 힙합과 랩 음악 속에서, 초라한 도심 뒷골목의 서투른 낙서 속에서 대통령의 개혁정책에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차베스 대통령은 매주 일요일 <알로 프레지덴테>(안녕! 대통령)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차베스의 독자 노선에 불편한 심기를 가장 먼저 드러낸 곳은 미 백악관이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그를 히틀러에 비교했고, <뉴욕타임스>는 “차베스 대통령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원유 공급을 통해 미국에 대항하는 국가들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세력 결집을 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 랩 공연은 이번 문화 공연의 하이라이트다. 젊은이들이 무대 주변에 모여들여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평범한 베네수엘라 민중은 이날 열린 거리공연에서 부른 흥겨운 랩 가사 속에서 “그의 개혁이 가난한 다수에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더 많은 권리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외쳤다.

도심의 낡은 뒷골목에 울려퍼지는 흥겨운 랩 음악과 비판의 메시지를 담은 서투른 낙서 속에 차베스 개혁의 정수가 담겨 있다.


△ 젊은이들은 벽에 빈 공간이 나타날 때마다 스프레이로 낙서를 그린다.


△ 흥겨운 힙합 음악이 끊이지 않도록 음악 DJ가 끊임 없이 음반을 갈아 끼우고 있다.


△ 베네수웰라 젊은이에게 미국은 맥도널드 햄버거와 무자비한 탱크로 상징되는 나라다.


△ 젊은이들에게 뒷골목의 빈 담벼락은 캔버스, 스프레이는 열정을 발산시킬 수 있는 붓이다.


△ 조지 부시 W 미국 대통령은 젊은이들의 낙서 속에서 베네주엘라 민중들을 겨냥한 폭탄과 같은 위험한 존재(Mr Danger)다.


△ 젊은이들이 랩 선율에 맞춰 박자를 맞추고 있다.


△ 혁명(Revolution)이라는 글자는 베네주엘라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낙서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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