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저항합시다! 사제단들이 기도의 맨손으로 강도들이 쳐놓은 철조망을 끊는 대열에 동참합시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8일 황새울 들녘에 둘러쳐진 철조망을 맨손으로 끊겠다는 선포와 함께 향후 정부에 대한 불복종 저항이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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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8일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미사를 열고 대추리에 쳐진 철조망을 사제단의 손으로 끊겠다는 중대발표를 했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사제단은 이날 오후 3시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개최된 '평택과 한반도의 생명과 평화를 위한 미사'에서 지난 4일과 5일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 일대에서 벌어진 사태를 "신성해야 할 공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한 치욕스런 국가폭력"이라 규정하고 사제단들이 앞장서 '철조망을 끊는 불법을 저지르러' 대추리로 가겠다고 발표했다.
사제단 김일회 신부는 "강도들이 착한 농부들이 볍씨를 뿌린 곳에 철조망을 뿌리고 갔다"며 "그저 막연히 기다리는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의로운 대열에 동참하자"고 호소했다.
김인국 신부도 "이제까지 사제단은 노무현 정부의 무능에 대해 어느정도 넘어갔었지만 이제는 정부에 대해 우리의 태도를 분명히 할 때가 됐다"며 "현 정권의 무능과 무도를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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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은 신성해야 할 공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한 치욕스런 국가폭력이 저질러진 날"ⓒ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25명의 사제단과 60여명의 신도들이 함께한 이날 미사에서 참가자들은 "사회적 약자의 처지를 먼저 돌봐야 할 중대한 책무를 지닌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위해 농민들을 몰아내는 패악을 저지르고 있다"며 시종일관 정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또한 각계각층, 특히 종교인들에게 "갑오동학농민들의 우렁찬 봉기와 빛고을 광주의 찬란한 저항의 역사가 오늘 평택 대추리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저마다 최선의 역량을 평택에 집중해 이 땅의 생명과 평화를 지키자고 간절히 호소했다.
"정부는 공권력 침해 엄단과 불법시위 엄격 대처를 외치기 전에 사태의 본질에 대해 성찰해 보라"고 일침을 가한 사제단은 또 "문정현 신부를 체포했을시 이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아무도 모른다"고 정부에 경고하기도 했다.
사제단은 이어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 해임 ▲구속된 시위 참가자들 전원 석방 ▲군 병력 철수 ▲대추리 일대에 대한 훼손행위 중단 ▲모든 일을 원점으로 돌리고 주민들과 대화할 것 등을 촉구했다.
사제단은 오는 15일 정기 모임을 통해 전국의 사제들과 구체적인 행동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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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대추초등학교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던 문규현 신부가 손을 꼭 모은채 기도를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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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에 찬 사제단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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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녀님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