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이 이제 막 하루가 지났지만, 그래도 한글날의 기운을 빌려서 한 마디 해보고 싶은 말이 떠올랐다.
오늘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이 된지도 모르고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다가 허탕을 친 후,
아세아문제연구소를 지나가는 길인데, 희한한 신조어가 적힌 학술 강연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제 7회 김준엽 렉처 ..."
고려대 아세아연구소 소장과 총장을 역임한 사학자 김준엽 선생을 기념하는 강좌라는 뜻이겠는데,
이게 언제부터 '렉처'로 표기되고 불리게 됐나 싶으면서도 ...
곰곰히 생각해보니, '민족 고대'에서 '글로벌 KU' 로 구호가 바뀐지 10년이 됐으니 그럴 만도 하다 싶다.
앞으로는 더 발전해서 아예 "Jun-Yeop Kim Lecture"로 표기해주면 그나마 민망하지는 않을 듯하다.
그리고 집에 와서 컴퓨터를 켜고 이메일을 열어보니 알라딘 광고가 있는데,
"김훈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 with 10월 알라딘 굿즈"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굿즈"는 또 무슨 신조어인고, 하고 검색을 해보니 다음과 같은 친절한 설명이 나온다.
https://namu.wiki/w/%EA%B5%BF%EC%A6%88
설명에 따르면 소설이나 만화, 영화, 게임에서 파생된 상품들을 통칭해서 '굿즈'라고 하는데(영어의 goods를
발음나는 대로 표기한 셈이다), 이런 상품들을 굿즈라고 하는 것은 일본 외에는 딱히 없다고 한다.
그리고 발음 표기 자체도 굿즈가 아니라 구즈가 맞다는 지적이다.
이것도 영어 쓰는 김에 그냥 "알라딘 goods"라고 하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몇 년 전에는 '소구'라는 처음 들어본 단어가 종종 눈에 띄어서 페이퍼로 다룬 적이 있는데,
(http://blog.aladin.co.kr/balmas/5395412)
소구, 소구력이라는 단어를 다시 검색해보니, 신문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나온다.
http://korean.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0754561&ctg=
이 말들이 희한했던 이유는, 굳이 쓸 필요가 없는 말들, 더욱이 꽤 어색한 말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뭐 어색하지 않다면 할 수 없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