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벤사이드, "좌파는 전 리스트에서 패배할 위험이 있다"
<리베라시옹>, 2005년 5월 18일
다니엘 벤사이드(철학자, LCR(혁명적 공산주의자 동맹)의 지도자)가 5월 13일자 <리베라시옹>에서, ‘현실주의적 혁명가’의 신념이라는 이름으로 유럽 헌법에 대해 찬성을 주장한 토니 네그리에 답한다. 이것은 다니엘 콘-방디와 쥘리앙 드레와의 미팅에서 같은 날 전개된 의견이다.
원문 : http://www.liberation.fr/page.php?Article=297302
토니 네그리는 국민-국가를 끝장내고 미제국에 맞서 싸우려는 의지로 [유럽 헌법안에 대한] 그의 찬성을 정당화했습니다. 당신은 이러한 전략을 이해하십니까 ?
벤사이드 : 그의 주장은 놀랍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유럽은 진보적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에 따르면 유럽은 « 자본주의적 엘리트들의 조직화 형태로서의 국민-국가를 넘어설 것 »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일 그렇게 된다면, 유럽은 어떤 새로운 국가, 오히려 정치 권력은 더 적게 가진 원형-국가(proto-Etat)가 될 것입니다. 사실상, 그것은 시장 전제주의일 것입니다. 특히, 오늘날의 자본주의적 엘리트들은 유럽 헌법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계속 그렇게 될 것으로서의 유럽에 찬성하는 것이죠. 그리고 네그리는 « 국민-국가는 시장이 조직화되는 장소이다 »라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제 팔이 축 늘어지는군요 [지치는군요] ! 시장은 오늘날 유럽의 메카니즘을 통해서, 중앙 은행을 통해 시작되도록 조직되고 있습니다. 사실, 국민국가적, 유럽적, 세계적 공간들은 서로 얽혀 있습니다.
토니 네그리는 낡은 형태의 제국주의를 쓸어버리기 위해서는 부르주아지와 연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
벤사이드 : 부르주아지의 가장 진보적인 부분과 연합해야한다는 주장은 모든 개량주의적 포기들[에 전형적인] 주장입니다. 그런 방식으로 미국을 견제하여 평형을 이루게 만든다는 것은 환상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결국 미국의 조절 모델을 답습하는 것이며, 게다가 [미국에 버금가는] 군사력도 없이 말이죠 ! 미국식 모델에 대한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도전(어려움)입니다. 유럽 헌법을 적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사회적 유럽을 재개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미지의 땅으로 가는 여권이죠.
그렇다면 ‘자유주의에 공물’을 바치는 것[자유주의를 인정하는 것, 즉 네그리가 말하는 자유주의 선진 부르주아지들과의 연합을 우회적으로 빗대는 말로 보임]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인가요 ?
벤사이드 : 누가 그것을 지불할 것인가요 ? 토니 네그리가 지불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축소된 마키아벨리즘에서 나온 주장입니다. 약속과는 달리, 유럽의 구성은 항상 더 많은 실업, 더 많은 불안정 고용, 그리고 항상 더 적은 사회 보장입니다. 만일 악마[자유주의]와의 협약으로 네그리가 구상해낸 이 대가를 인민들이 지불한다면, 유럽은 반감에 휩싸일 것입니다. 제가 지적하고 있는 [현재의] 유럽의 기획은 어떤 공격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프랑스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네그리의 행보는 제가 보기에 아주 이데올로기적입니다. 그것은 사실 그 자신의 논리를 따르는 것입니다. 그 논리가 상황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가정하면서 말이죠.
이러한 [유럽] 구성은 20년간의 자유주의적 반-개혁을 비준하고 영속시킵니다. 그것은 확실히 유럽 내의 실질적인 세력 관게를 번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발자국] 더 퇴각하면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그것을 재정립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유럽 헌법안에 대한] 반대가 이러한 전복을 가능케 하리라는 것입니까 ?
벤사이드 : 왜 파비우스[프랑스 사회당의 제 2인자. 유럽 헌법안 찬성이라는 사회당의 당론에 맞서 반대를 주도했으며, 결국 국민 투표 결과에 따라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음]가 이 전투에 뛰어들었을까요 ? 단순히 정치가로서의 동기때문은 아닐 것입니다. 그는 또한 전적으로 합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좌파가 권력으로 회귀한다[권력을 다시 장악한다]는 가정 속에서, 좌파는 결국 유럽의 전체적인 강제들에 의해 속박될 것입니다. [유럽 헌법안에 대한] 찬성이 승리한다면 유럽 내에서의 대안적 정치를 추진하는 것을 방해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압박을 푼다는 것은 단순히 임금을 인상하고, 고용 안정 협약을 완화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러한 정치를 가능케 하는 수단을 가져야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화폐 장치에 대한 통제권을 다시 손에 쥐거나, 공공 서비스를 발전시키면서 말입니다. 이것은 보잘 것 없는 수정안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으면, 좌파는 전 리스트에서 패배할 위험이 있습니다. 좌파는 프랑수와 베루[UDF(프랑스 민주 동맹) 대표]와 별 차이 없는 정치를 가지고서는 유권자를 장악할 수 없을 것입니다.
네그리, 대니, 이들 동일한 길을 걷고 있는 ‘쥐쥐(Juju)’( ?) 는 우리가 급진적이면서도 [유럽 헌법안에] 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건가요 ?
벤사이드 : 토니 네그리, 쥘리앙 드레 그리고 다니엘 콘-방디는 도처에서, 스스로 돌아온, 일군의 68세대를 이루죠. 연출을 넘어, 그네들은 신념을 표현합니다. 콘-방디는 정말로 자유주의적이고, 자유주의자죠. 네그리는 재난을 초래하는 추상화로 보이는 논리적 추론을 따르고 있구요. 쥘리앙 드레는 확실히 진지하긴 한데, 보잘것 없는 장치 속에 더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거기에는 슬픈(불길한) 면을 지닌, 하나의 수렴되는 다발이 있습니다. (양창렬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