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그리 인터뷰,
« 찬성, 이 지긋지긋한 국민-국가를 사라지도록 하기 위해서 »
대담자 : 비또리오 필리피스와 크리스티앙 로손
2005년 5월 13일 <리베라시옹>지에 실림.
원문 : http://multitudes.samizdat.net/article.php3?id_article=2004
어떻게 당신같은 급진적인 반체제 인사가 [유럽 헌법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질 것을 호소할 수 있나요 ?
네그리 : 왜냐하면, 유럽 헌법은 세계화된 새로운 자본주의 사회인 제국에 맞서는 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은 경제적 (자본주의적, 보수적, 반동적) 일방주의라는 단일한 사유에 맞서는 방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럽은 또한 미국의 일방주의, 그것의 제국적 지배, 석유를 지배하기 위해 행해진 이라크에 대한 십자군 원정에 맞서는 대항-권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은 그것을 잘 이해했고, 50년대 이후, 유럽의 구성에 맞서 미친듯이 싸워왔죠. 그네들은 유럽의 구성이 그네들의 권력을 확장하는 데 있어 일종의 장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은 중국의 출현이나,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지역적 동맹에도 반대하고 있죠.
[유럽 헌법안에 대해] 반대를 표시하는 친유럽주의자들도 정확히 유럽 헌법이 미국 모델에 대한 대안적 모델의 책임을 맡지 않으려는 것에 대해 비난하고 있는데요.
네그리 :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네들은 약속을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저 하나의 이행일 뿐인 유럽 헌법을 신비화하고 있습니다. 유럽 헌법은 선으로부터 만들어지고, 곧 선으로부터 만들어질 것이다 ![라는 식으로 말이죠.] 진짜 문제는 누가 세계 시장을 조절할 것인가 ?입니다. 국민국가적 저항은 더 이상 어떤 성벽이 될 수 없죠. 유럽의 구성을 좇음으로써만이, 제가 다중들(les multitudes), 제국에 저항하는 운동들이라고 부르는 것을 위한 전지구적 대안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새로운 정치 공간을 규정하려는 변화들이며, 그 안에서 이 지긋지긋한 국민-국가는 사라질 것입니다. 유럽 헌법은 비록 그것이 그리 연방주의적이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여하튼] 보다 많은 연방주의(fédéralisme)로 향하는 새로운 한 걸음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어떻게 시장을 격렬히 비판하는 사람이 자유주의를 성역화하는 텍스트[이번 유럽 헌법안]를 지지할 수 있습니까 ?
네그리 : 그건 문제가 아닙니다 ! 유럽 헌법의 정신은 자유주의적 원천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어쩌자구요 ? 그렇습니다. 유럽 헌법은 단점과 결점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권리 헌장을 통한 새로운 권리들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실용주의적이어야 합니다. 오늘날 좌파가 된다는 것이 뭡니까 ? [유럽 헌법안에]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어떤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 노조나 시민 사회가 떠맡았던 것 중에, 지난 한 세대 이후 실질적인 전진에 다다른 단 한 개의 사회적 재조직화 기획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뭘 원하는 것입니까 ? 유럽 헌법 아니면 공산주의적 모델의 헌법 ?
여타의 前-혁명가들처럼, 당신도 ‘현실주의적-자유주의자’가 된 건가요 ?
네그리 : 느닷없이 제가 이런 식으로 늙어빠진 자유주의 머저리가 되는 것은 아니죠. 저는 현실주의적 혁명가입니다. 왜 프랑스는 이리도 고집불통이 되었을까요 ?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심지어 대안세계화론자 집단에서도, 제 메세지는 들을 수 있습니다[그네들은 제 메세지를 듣습니다]. 그들은 [유럽 헌법안에 대한] 찬성의 쟁점이 무엇인지를 잘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논쟁은 뒤집혀있습니다. 저는 모호함[어리석음]을 지나쳐 가려고 하는데, 다른 이들은 그 모호함 속에 있습니다. 저는 분명합니다. 유럽 헌법에서 출발해서 평등을 구축할 수 있다고 믿기 위해서는 어리석어야 합니다. 만일 프랑스가 반대라고 말하고, 그래서 프랑스가 독일과 함께 유럽의 모터가 된다면, 프랑스는 역사적인 [위험한] 고비를 지날 것입니다.
당신은 ‘찬성이냐 혼란이냐’라는 도박을 거는 것입니까 ?
네그리 : 찬성이냐 최악의 정치냐입니다. 찬성이냐 제국의 헤게모니주의에 반대하는 새로운 투쟁 공간의 소멸이냐입니다. 찬성이냐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 앞에서 포기하느냐 입니다. [유럽 헌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제국에 맞서는 자, 대안세계화론자일 수 없습니다. [어디 한 번] 이 세력 관계를 의식하지 말아보세요 ! 반대는 이러한 균형을 파괴하고, 전부를 파괴할 것이며, 그것의 위험은 실로 엄청난 것입니다. 결과가 어떻든, 위기가 올 것입니다. 만일 유럽 헌법이 거부된다면, 위기는 유럽적인 것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프랑스의, 프랑스와 독일 사이의, 가족적 상처들의 회귀를 경험할 것입니다. 만일 찬성이 이긴다면, 역시 불가피하게 위기가 올 것입니다. 하지만 그 위기는 국제적인 것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유럽적인 것과 미국적인 것이라는 두 모델이 대립하게 되는 위기일 것입니다. (양창렬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