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반가운 책이 하나 나와서 소개를 하고 싶네요. 이 책은 미국의 근대철학 전문가인 스티븐 내들러 교수가
스피노자의 [에티카] 또는 [윤리학]에 대한 입문서로 펴낸 책입니다. 영어 원서는 캠브리지대학출판부에서 2006년에
출간되었습니다. Steven Nadler, Spinoza's Ethics : An Introduc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6.
이 책은 캠브리지대학출판부에서 펴내는 서양 철학의 고전을 직접 읽어보려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출간되었는데요, 각 권마다 유능한 전문가들이 집필해서 해당 고전을 읽으려는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시리즈입니다.
내들러는 원래 니콜라 말브랑슈, 앙투안 아르노 같은 포스트-데카르트주의자들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해서
1990년대 후반부터는 본격적으로 스피노자 연구에 몰두하게 됩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스피노자 전기]를 비롯해서
스피노자에 관한 좋은 저서, 논문들을 많이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대단한 대가라고 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적어도 내들러는 허튼 소리나 근거 없는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 아주 견실한 연구자입니다.
이 책은 내들러의 학문적 성향을 잘 보여주는 좋은 책입니다. [에티카]에 관한 기존의 연구 성과를 잘 반영한
가운데 난해한 [에티카]의 주요 대목들을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반가운 사실은, 번역이 꼼꼼하게 잘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스피노자 철학을 공부하는 역자가
정성스럽게 번역해서, 번역과 관련해서는 그다지 시비를 걸 만한 대목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동안 [에티카] 해설서를 찾는 분들에게 권해 드릴 만한 책이 거의 없어서 안타까웠는데,
역자의 노고 덕분에 이제는 이 책을 믿고 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번역하느라 애쓴 역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