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애도의 슬픔 때문에 이 영화의 중요한, 어쩌면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잊어먹을 뻔했다.
피노체트 기소를 처음 생각해낸 카스트레사나 검사는 자신에게 "왜 그런 귀찮은 일을 떠맡으려 하는가?"
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스페인 내전 당시 프랑코 독재를 피해 50만명의 스페인 사람들이 국외로 탈출했습니다. 무려 50만명의
사람들이. 그 때 주스페인 칠레 영사가 배를 한 척 내주면서 <이 배에 태울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바로 파블로 네루다였습니다. 그는 연대의 표시로 그렇게 한 것입니다.
하지만 영사가 그렇게 한다고 해도 칠레 당국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었죠. 그 때 칠레의 보건장관이
그들을 모두 받아들이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가 누군지 아십니까? 바로 살바도르 아옌데였습니다.
내가 피노체트를 기소하려고 하는 건 바로 연대를 보여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살바도르 아옌데는 1970년 칠레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1973년 9월 11일 미국의 사주를
받은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목숨을 잃고 실각했다.
피노체트와 그의 무리, 미국은 아옌데가 영원히 사라졌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연대의 정신은 살아남아
30년뒤 피노체트를 기소하기에 이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