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 반대” 내건 인터넷신문 창간
 



지난 9월23일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실시된 가운데 성매매방지특별법 반대를 기치로 내건 내건 온라인신문 <한국인권뉴스>(www.k-hnews.com)이 창간돼 눈길을 끈다.

한국인권뉴스는 지난 18일 오후 2시 “인천옐로하우스 성노동자 대표, 한터여종사자연맹 성노동자 대표, 미아리 성노동자 대표, 기독민중연대, 성매매특별법을 반대하는 시민모임, 사회진보연대 사무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 성북구 보문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홈페이지 개통식과 출범식을 열고 “기층 민중들의 인권을 외면하는 언론계와 여성계에 저항하기 위해 한국인권뉴스를 창간한다”고 밝혔다.

한국인권뉴스는 최덕효 대표를 비롯해 취재와 편집기자 3명이 기사와 칼럼, 논평을 주로 담당하게 되며, 이를 통해 성노동과 관련된 왜곡된 보도와 시민사회단체의 성명의 허구성을 짚어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인권뉴스는 현재 성매매특별법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논객을 상대로 시민기자단을 모집하고 있다.

“성매매특별법은 못배운 성노동자들의 인권 무시해 생존권 빼앗아는 악법”

최덕효 대표는 “한국인권뉴스는 기층 민중의 인권을 외면하는 현실에 저항하고 서민, 빈민의 인권을 대변하기 위해 존재하며 빈민인권의 한 분야로 성노동자 문제를 당면과제로 삼았다”며 “성매매특별법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배우지 못한 것이 죄인 성노동자들의 인권을 인정하지 않고 끝내는 생존권마저 빼앗아버리는 악법으로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여성단체에 대해 “성매매특별법을 제안하고 시행에 앞장 선 한국의 여성단체와 여성부는 한국사회 학벌 카스트의 최정점에 서있는 기득권층으로, 그들은 사회진보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진보가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을 정치세력화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며 “이는 성노동자들의 여의도 단식농성장에 나타나지도 않고 그녀들의 애틋한 하소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여성단체와 여성부의 자세에서 보듯 여실히 증명된 만큼 성노동자를 제1의 테마로 삼고 전쟁을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그 이유에 대해 최 대표는 “집창촌 1만명, 공식 33만명, 비공식 150만명의 성노동자들을 성매매 피해여성이라 일컬으며 그녀들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여성계는 모든 정치권력을 그들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도록 했다”며 “성매매특별법 반대여론을 무시하는 여성계는 기독교 근본주의와 유교적 도덕의 잣대를 들이대어 융단폭격을 감행했고 결과는 성노동자들에게서 시민권과 노동권을 빼았았고 동시에 한국 남성들을 예비 성범죄자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한국인권뉴스는 창간에 맞춰 83개 성매매업소 285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응답자들의 55%(157명)은 집창촌에 오게 된 이유로 ‘순수 생계유지’를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가족병원비 20.4%(58명), 빚청산 15.8%(45명), 가족학비 8.8%(25명) 등을 들었다.

한편 <한국인권뉴스> 창간과 관련해 여성단체 관계자와 성매매특별법 제정에 앞장섰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굳이 논란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다”며 언급하기를 꺼렸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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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12-25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신문이 다 있군요 ...;;;

MANN 2004-12-26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이런... (욕이 나오려는 걸 가까스로 막다)



성매매로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회를 온존시키겠다고?

모모 2004-12-26 0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립신문> 류인가 하고 클릭했더니, 이게 대체 무슨 꼴입니까 -_- 다른 단체들은 잘 모르겠고, 사회진보연대라니.. 정신이 나간 걸까.



성매매특별법에 한계가 있다.. 그거 알만한 사람들 다 아는 얘기 아닌가요 -_- 그럼 그 한계를 넘어설 생각을 해야지, 아예 법을 없애자고 날뛰다니요. 성매매특별법을 '성매매여성의 생존권 박탈'로 만드는 것은, 여성단체가 아니라 이 이상한 신문을 창간한 그 사람들 아닌가요. 어이가 없군요 정말..

balmas 2004-12-26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그렇게 일방적으로 매도할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좀 모호하긴 하지만 홈페이지에 가서 보면 나름대로 경청할 만한 주장들이 있더군요.

MANN 2004-12-28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처음에 성매매 지지 또는 합법화의 움직임이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질 정도가 되었나하고 화가 치밀어서 좀 흥분했는데,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네요. 하지만 여전히 저런 방식(어법?)에는 동감할 수가 없군요.



첫 번째는, 포주와 남성 성구매자의 이해관계는 쏙 빼 버리고 성매매특별법과 관련된 대립을 '여성계'와 '성노동자'의 대립으로 몰고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구요. 두 번째는, 성노동자들의 인권을 오랫동안 침해해온 것은 바로 성매매 구조라는 사실은 삭제하고, 마치 지금 성매매특별법의 시행으로 인해서 침해되기 시작했다는 것처럼 쓰고 있다는 거죠. 그건 반대의 대상이 '성매매 구조'가 아니라 '성매매 특별법'이라는 데에서 드러난다고 봅니다.



최원님은 '성매매 노동자들에게 싸늘한 눈길대신 연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 신문을 지지하신다고 하던데... 그제서야 누구보다도 먼저, 그리고 충분히 성매매 여성들을 범죄자로도, 수동적인 피해자로도, 잠재적인 반성매매 투쟁가로도 보지 않고 그녀들의 말을 들으면서 연대해 왔던 현장활동가들의 목소리가 최근의 성매매특별법과 관련된 논쟁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목소리가 들렸으면 최원님같은 사람들이 성매매 합법화론자들에게 지지표명을 할 필요가 없었을텐데 말이에요.



지금 논쟁에서 포주행위, 즉 여성들을 '고용'하여 남성구매자들에게 판매하고 거기서 이윤을 챙기는 행위와 자신의 성을 파는 행위가 모두 '성매매'라고 지칭되고 있는데, 제 생각엔 일단 그걸 분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의 성매매특별법은 포주행위를 금지하지만, 자신의 성을 파는 행위 역시 금지하지요. 포주행위에 의해 자신의 성을 팔게 된 경우만 처벌대상에서 제외되구요.



이런 모호함 때문에 성매매합법화론자들은 합법화하길 원하는 것이 어느 것인지 모호해지고 만다고 봐요. 저는, 그것이 성노동자들의 자발적인 투쟁에서 나온 것인 한에서, 성노동을 하되 적절한 환경에서 적절한 보상을 받으려는 운동도 지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 신문을 만든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들도 있으리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위 신문은 포주행위든 자신의 성을 파는 행위든 상관없이 '성매매만 온존하면 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역시 지지자로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위 신문을 보고 동지를 만났구나, 라고 생각했을 테지요.



비범죄화 노선에 대해 잘 모르긴 하지만 '성매매 자체의 비범죄화'를 목표로 하는 것 같던데... 이것 역시 '성매매'라는 말때문에 모호해지는 것 같아요. 여기서 비범죄화한다는 것은 자신의 성을 파는 행위겠죠?

모모 2004-12-28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그 신문을 본 건 아니지만, 어쨌든 저도 이런 류의 주장을 처음 접해보는 건 아니고, 거기에 경청할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을 모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주장들이, 미약하게나마 제가 알고 있는 성매매 여성들의 고통 -- 물론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른 고통이겠지요 -- 을 해결하는 데 무슨 도움을 (당장은 아니라도) 줄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성매매 여성들이 성매매특별법을 반대한다’는 식의 이야기에 그들이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는 까닭을 모르겠어요. 물론 성매매 여성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 그런 말들이 최소한 일면의 진실을 보여준다는 점은 분명하겠습니다만,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며 여성단체를 비난하는 것은, 그들이 ‘노동자/민중 자신의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투쟁’이라는 멋지지만 종종 위험한 환상에 빠진 결과가 아닐까 싶군요.



게다가 “성매매특별법 반대여론을 무시하는 여성계는 기독교 근본주의와 유교적 도덕의 잣대를 들이대어 융단폭격을 감행했고 결과는 성노동자들에게서 시민권과 노동권을 빼았았고 동시에 한국 남성들을 예비 성범죄자로 몰아갔다”는 이젠 아예 클리셰로만 보이는 주장을 펼치는 건 우스꽝스럽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네요. 한쪽에서는 페미니스트들이 섹스에 환장한 여자들이라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독교 근본주의에 유림들이라고 하니.. 대체 어쩌란 말인지 모르겠어요. 게다가 적어도 그들이 여성 단체의 주장을 비판하되 한국 사회의 마초이즘과도 대립각을 긋고 싶었다면, 방금 말한 저런 상투적인 주장을 하거나 “성매매특별법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논객을 상대로 시민기자단을 모집하”겠다는 순진한 발상은 재고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NA 2004-12-2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십니까? 최원입니다. Mann님께 답변드리면, 다른 분들은 모르겠고, 제가 말하는 '성매매 그 자체의 비범죄화'는 성판매 여성은 물론이고 성구매 남성까지도 비범죄화할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저도 성구매 남성들에 대해서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단지 적대감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법적 처벌주의, 억압적 국가장치에 의한 처벌주의가 과연 답일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고, 저의 답은 부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법을 무시하자거나 혹은 국가 등에 의한 예방적 대항-폭력을 아예 고려하지 말자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것이 중심적인 해결방법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예전에 이탈리아에서 국민투표 발의를 통해서 일부 여성주의자들이 강간범 등에 대한 형량을 극단적으로 높이는 안을 발의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고 이에 대한 여성주의자들 사이에서의 논쟁이 있었다는 것을 사회진보연대 기관지가 한 번 소개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저는 보복주의적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할 수는 없다는 쪽과 동의합니다). 따라서 성노동자들의 시민권, 무엇보다도 그녀들의 저항권을 인정하면서 단결하여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자신들을 극단적인 인권유린 행위들로부터 보호하게끔 지원하면서(그리고 국가에 의한 대항-폭력은 이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여성의 빈곤화에 대한 투쟁의 일주체로 함께 투쟁전선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다른 한 편, 탈성매매를 원하는 분들이 탈성매매를 할 수 있도록 갖가지 지원을 해야하며, 경제적으로 대안이 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서 이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문제가 진정한 성매매의 궁극적 폐지라면 일방적으로 법령 하나 만들어서 접근할 수는 없으며, 매우 복합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을 해야만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성매매를 허용한다면 무조건 지지한다는 멍청한 인간들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들에 즉자적으로 반대하기 위해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정부의 성매매 특별법을 지지할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한국정부는 이제껏 포주의 역할을 단단히 해왔습니다. 물론 노무현 정부야 그러한 한국정부의 유산을 단지 이어받았을 뿐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엄연히 국가권력으로서 역대 한국정부 전체의 연대책임입니다. 그런 한국정부가 성매매 특별법을 새로 만들었고 그것이 예전의 윤락행위 방지법에 대해서 아주 조금 진일보한것 같은 부분이 있는 법안이라고 해서 그것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물론 저는 한국 인권 뉴스의 모든 글들과 내용에 대해서 긍정하거나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무엇보다도 저는 합법화론자가 아니라 형법적 판단 보류/유보라는 의미에서의 비범죄화론자이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최초로 그것이 성노동자들의 노조건설 및 시민권을 위한 투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지합니다. 그리고 이 분들의 투쟁은 정말 걸음마의 상태에 있다는 점에서 전술적으로, 또 활동상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는 점이 있다면, 냉소적으로 보기 보다는 따뜻하게 충고를 해주는 것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balmas 2004-12-29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 댓글들을 남겨 주셨는데, 간단하게 답글을 달려니 왠지 성의가 부족하다는 자책감이 들지만(^^;;;), 저로서는 아직 유보적인 입장입니다. 논쟁의 지형들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한국인권뉴스]의 주장들에도 선뜻 동의하기가 어려워서요.

어쨌든 긴 댓글들을 달아주신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NA 2004-12-29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문제인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저도 한국인권뉴스의 주장을 보면서 착잡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여성들 간의 연대가 생성되지 않고, 오히려 여성주의자 vs 성노동자 식의 왜곡된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보입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가 아마 그 안에 결합하려고 하는 분들, 예컨대 사회진보연대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의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올려주신 스피노자 관련 글도 참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biosculp 2004-12-29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매매 관련법안에 대해 애기를 듣자면 현실과 완전히 유리된 애기만 나오는것 같군요. 실제적으로 성매매에 얽매인 여성들의 인권이 신장되어야 할텐데. 그런 부분은 글쎄요 라고 갸유뚱할수 밖에 없군요.

선배중 화류계에 발을 담근 분 애기로는 이번 성매매법안의 주된 타켓은 미아리와 용산의 집창촌이라고 하더군요. 미아리는 벌써 집창촌 주위로 아파트 촌이 들어선지 오래고 용산도 용산역의 개발과 미군기지가 이전하면 그 자리에 시청이 옮기기로 되어있는데 이때 개발에 가장 껄끄러운 부분이 집창촌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밀어부치면서 집창촌을 집중으로 단속하는대신 강남이나 기타 성매매업소부분은 무풍지대로 남아있죠.

약간은 음모론적인 시각이지만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매매 특별법을 거론하기전에 기존의 법만 제대로 시행해도 그리고 대한민국 경찰력만으로도 충분이 제대로 잡을것은 잡을수 있을것 같은데. 그게 안되는것이 문제고 이것을 먼저 해결해야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데.

선배말이 술집에 잡힌 여자중 150만원에 묶여있는 여자들도 있다더군요.

이론적으로나가면 별로 와닿지를 않네요.

balmas 2004-12-30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아마 현장(?)에 직접 몸담고 있는 분들만큼 속사정을 잘 알지는 못하겠죠. 그 사정들을 잘 아는 건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원칙에 관해서 논의해보는 것들도 의미가 전혀 없지야 않겠죠. 저야 두 가지 다 잘 알지 못하니까 뭐라고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

따우님은 오랜만에 오셨군요. 이제 방학이시니 홀가분하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