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balmas님의 "한겨레 기사 유감"
이렇게 자꾸 신문기사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게 적절치는 않지만, 문제제기가 있어서 한 마디 더 첨언하겠습니다.
최원형 기자의 사과는 형식상으로는 제 글에 대한, 또 행사기획자인 저와 기획연구팀에 대한 사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심포지엄 발표문들을 좀더 충실히 소개하지 못한 최 기자 자신의 글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 기자가 워낙 책임감이 강하고 성품이 선량하다보니까, 신문 기사에 대해 불평하는 제 글에 대해 사과형식으로 댓글을 달았는데, 그건 좀더 완성된 기사문을 쓰지 못한 자책의 의미가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 기자의 잘못이 있다면, 그런 안타까움과 자책을 너무 솔직하게 (또는 경솔하게(?)) 제 글에 대한 사과 형식의 댓글로 표현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뉴스 정보원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바람의 표출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건 이 경우에는 적절치 않은 의혹이라고 봅니다. 제가 뭐 그렇게 대단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최 기자가 그런 성품을 지닌 사람도 아니니까요.
사실 국내 신문들이 이런 류의 학술 기사에도 큰 사진 싣는 것을 선호하다보니까 실제로 내용 기사의 여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아마도 기사를 위한 지면이 좀더 많았다면, 이 기사는 발표들의 내용에 좀더 충실한 기사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학자가 신문기사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볼 수도 있겠죠. 학자의 관점에서 보면 나름대로 세심하고 정교하게 쓴 논문들이 대폭 축소되고 요약되고 때로는 왜곡되어 실리기도 하는 신문 기사가 못마땅하게 보이기 마련이지만, 신문기사는 어떻게든 한정된 지면 내에 해당 사건이나 주제에 관한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그런 류의 축소나 생략, 과감한 강조는 피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기획자의 입장에서 좋은 글들을 발표해주신 선생님들의 논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으로 글을 썼는데, 사실 그런 안타까움은 그냥 개인적인 소회로 남겨두는 게 적절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최 기자가 제 글에 댓글을 달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으니까요. 또 실제로 심포지엄 자료집이 나중에 책으로 출간이 되면 실제로 발표된 글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충분히 전달이 될 테니까, 발표문들의 논지가 잘못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기우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저의 글이나 최 기자의 댓글에 대해 이런저런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겠지만, 최 기자의 댓글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언급해두는 게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