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국내에서 반한(反韓) 이슬람 단체가 적발됐다는 놀라운 소식이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라크 파병 이후 이슬람 과격단체의 한국인 테러 경보가 여러차례 울렸던 상황이다.
가슴을 철렁 내려 앉게 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우리 안에 테러리스트를 품고 있었으면서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자책감과 경각심이 불쑥 솟아난다.
국가정보원·법무부, ‘반한 단체’ 를 공개한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 이를 부풀린 일부언론은 의도했던 안했던 이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데 어느 정도 기여했다. 그러나 그것은 마녀사냥이나 다름없다.
방글라데시인 모임이 왜 반한 단체인지, 한국에서 열심히 일했으니 이제는 비자를 달라고 호소하는 게 왜 반한 활동인지, 이슬람사원에서 만난 사람끼리 모금해 모국의 정당에 송금한 게 왜 그렇게 큰 잘못인지, 누구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반한 단체 핵심조직원 3명 검거, 나머지 조직원 잠적’으로 요약된 채 세상에 떠돌고 있다.
그러나 가난한 나라의 불법이주자라고 추방반대시위를 ‘반한 활동’으로 규정, 범죄자 취급해서는 안된다. 최근 한 중국인 노동자는 체임을 요구하다 사장의 고발로 추방될 운명에 처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불평할 것이다.
그도 반한 인사인가. 불법 체류자를 마녀로 만들면 그들을 추방하는 일이 조금 수월해 질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더 나은 삶을 찾아 이 땅을 찾아온 한 인간일 뿐이다. 그들의 법적 지위가 불법일 수 있어도 그들의 인생은 불법이 아니다. 누구도 그들의 인생, 그들의 행복을 파괴할 권리가 없다.
그런데 정부당국이 그들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차별과 멸시가 횡행하는 이런 대한민국을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 그런 한국이라면 정말 우리 모두가 나서 ‘반한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