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0일 미국의 [뉴욕 타임즈]에 Jonathan Kandell이라는 자유기고가가 쓴 데리다 부고기사가 실렸습니다. [난해한 이론가 데리다, 74세로 사망 Jacques Derrida, Aastruse Theorist, Dies at 74]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글은, 공정한 정론지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뉴욕 타임즈]의 위상에 전혀 걸맞지 않는 글이었습니다. 이 필자는 철학에 거의 문외한인 데다가 데리다를 싫어하는 미국 우파 지식인들의 편견을 공유하는 인물이어서, 글 전체가 비아냥과 조롱투의 문장들로 가득차 있더군요. 이런 글을 부고기사로 실은 신문도 문제거니와, 저명한 인물이든 평범한 사람이든 간에 방금 사망한 사람을 위한 기사에 그런 류의 내용을 실은 기고자도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가 나간 뒤 한바탕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군요. 미국의 저명한 지식인들, 대학교수들, 작가들, 영화제작자들, 대학원생들이 이 부고기사에 반대하여 항의 사이트를 만들고, [뉴욕 타임즈]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는 듯합니다. 영국에서도 테리 이글턴이 [가디언]에 데리다 사망 이후 촉발된 영국의 일부 지식인들의 "속물적이고" "얼빠진" 반응을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군요.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주소로 가시면 [뉴욕 타임즈]에 실렸던 원래의 부고기사와 이 기사에 항의하는 사이트 및 항의 서명자들 명단, 테리 이글턴의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즈] 부고기사
http://www.nytimes.com/2004/10/10/obituaries/10derrida.html?ex=1098072000&en=185f90b5481cdce6&ei=5006&partner=ALTAVISTA1
항의 사이트
http://www.humanities.uci.edu/remembering_jd/
테리 이글턴의 기사
http://education.guardian.co.uk/higher/artsandhumanities/story/0,12241,1327932,0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