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들,이, 매,미,들이, 매,미들이, 매미들이
온통 살아 제 몸을 운다
한낮이 쟁쟁할수록 맹렬하게
지쳐가는 내 몸을 흔들어대고
숲의 여름빛 전체를 들어올린다
그늘의 허기까지
뜨거운 바람 속을 거세게 두드리는 소나기
저것이 온살을 부벼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라면
못견디게 만나
한몸으로 이레나 열흘쯤을 울고
어두움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
그대로 절정이다
한 삶을 지나 문득 내가 듣는
저 눈부신 허공 위의
또다른 生
그러나 끝내 몸도
주검조차 보여주지 않는다
생명의, 그 밝은 첫자리
- 절정, 박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