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비발~* > [펌] 조심해야할 인터넷 헌책방

2. 다음으로는 도움이 안 되는 곳, 조심해야 하는 인터넷 옛책방 이야기입니다.


인터넷 고서점은 자료나 학문 연구를 하는 분들이(서울과 지역 모두) 어떤 책이 없으면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음을 잘 살펴서, "막상 찾으면 보이지 않고, 평소에는 흔한"
조금 값나가는 책을 몇 갑절 뻥튀기를 해서 높은 마진을 붙여 팔곤 합니다.

책마다 값과 값어치가 있기 마련이고, 헌책방마다 다 다른 책값을 붙입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어쩔 수 없이 사야만 하는 얼개를 악용하는 일은 썩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바람직이라... 바람직을 안 좋아하는 쥔장이 이런 말을 쓰니 참 얄궂네요.
뭐랄까요. 속임수랄까요? 꾐수랄까요?

책을 팔고자 하면 얼마든지 팔 수 있습니다.
좋은 책이라면 누구에게든 팔 수 있어요.
그러나 어느 책이 이름난 작가가 썼다든지, 첫판(초판)이라든지,
판이 끊어진 책(절판)이라든지, 찍은 부수가 얼마 안 된다든지,
지은이 서명이나, 책을 받은 유명한 사람 이름이 들어갔다든지...
이런 까닭 몇 가지로 책값을 터무니없이 받는 곳도 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나라 인문사회과학 책이라든지,
웬만한 고서라 하는 책은 '잘 안 팔렸기' 때문에 '첫판만 있는 수'가 잦습니다.
그래서 외려 2쇄나 3쇄가 드물고, 4쇄나 5쇄는 아주아주 적기도 해요.
그래서 희귀성 값어치로 치자면 2쇄나 3쇄가 더 높은 값어치를 지니기도 합니다.
(첫판은 3만 부 찍고, 2쇄는 1000부 찍었다고 생각해 보아요)

또한 어떤 책은 '팔렸다'고 말하며 "재고없음"으로 올려놓았지만,
실제로는 팔리지 않은 책인데, 그렇게 해 놓고 마치 잘 팔리는 책인 듯 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목록에 올리며 책값을 올리는 수도 있습니다.
굳이 책값을 올리지 않아도, 올리기 무섭게 품절이 되었다가 금세 새로 목록에 뜨는 책 가운데
이런 책이 많습니다. 완전히 속임수예요.
그래서 그런 사이트를 자주 쓰고 잘 아는 사람은 따로 알음알음하여
'품절로 등록된 책'을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 둘레 가까운 곳에 증인이 있습니다. 그렇게 책을 산 경우를 손수 보았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고칠 문제를 고치지 않고서는
우리네 헌책방 문화가 조금도 나아지거나 좋아질 수 없습니다.

쥔장이 이런 문제를 지켜만보다가 정식으로 내놓은 데에는
<길창덕 만화-꺼벙이,기린원(재판)>라는 책을 이곳(노마드북)에서
터무니없는 값을 붙여서 올렸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정식 첫판도 아니고,
1986년에 '기린원'에서 복간하면서 널리 퍼진 이 흔한 만화책을
무려 5만 원에 올려놓았거든요.
뭐, 5만 원이든 50만 원이든 올리는 사람 마음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길창덕 씨가 그린 만화책 가운데 1970년대에 나온
"훨씬 더 드물고 소중한 사료 값어치가 있는" <순악질 여사,백제>는
1980년대 재판본 <꺼벙이> 값의 1/2도 안 되었습니다.
더구나 1980년대 재판본 <꺼벙이>는 1,2,3권 모두 있는 것도 아니고
딱 하나만 있는 짝퉁인데도 말입니다.
(헌책방에서는 '여러 권 완본'일 때는 값이 오르지만 '짝퉁'일 때는 값이 떨어집니다.
안 그런 책도 몇 가지 있기는 하지만요)

쥔장이 문제 삼은 뒤에 그 사이트에서는 이 책값을 슬그머니 내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새는 다른 인터넷 고서점 사이트에서도
길창덕이니 김수정이니 박수동이니 허영만이니... 이런 만화가 1980년대 흔한 책도
몇만 원씩 붙여서 파는 게 유행이 되었습니다.

갑작스레 만화 수요가 늘어서 이렇게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제대로 값을 붙여서 귀한 옛책으로 대접할 책을 대접하는 것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영리와 돈에 마음을 빼앗겨
흐리멍텅한 장삿속으로 헌책방과 옛책방을 물먹이는 짓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런 일은 하루빨리 사라져야겠고,
올바르면서 아름다운 책장사로 거듭나야 할 줄 압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는 <노마드북> 문제만 이야기했으나 다른 인터넷 옛책방이나 헌책방
가운데에도 너무 높거나 지나친 값을 붙이는 문제뿐 아니라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모습이 많아요. 그런 문제들... 그냥 보아넘기는 일은 옳거나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곪은 자리는 칼로 도려내야 합니다. (2003.11.13) / (2004.5.11.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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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옛책방들을 다닐 때에는 조심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아직 우리 나라는 헌책방이나 옛책방 문화가 튼튼히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에
자칫하면 그다지 값어치가 있지 않은 책을 `그 책을 바로바로 사야 한다'는 까닭 때문에
터무니없는 바가지를 쓸 위험이 있습니다.

-> 노마드북

그런 위험성이 짙은 곳 가운데 하나로 <노마드북>이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위험성이 짙기 때문에 따로 사이트 주소는 올리지 않겠습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책들을 살피면 책값은 비싼 편이지만 찾기가 힘들어서
많은 다리품을 팔지 않고 즐거이 살 수 있는 책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책들은 책이 지닌 값어치나 시중값보다 지나치게 높게
매겨져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서울 시내에서 헌책방을 즐겨 다니는 분들로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책들이지만
헌책방이 없는 전국 곳곳에 계신 분들로서는 찾기가 어려운 책들이 있어요. 흔하지만요.
그런 책들이 여러 인터넷 헌책방이나 옛책방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책값으로 올라와 있는
때가 잦습니다.

나아가 책마다 책 값어치를 올리거나 제대로 된 값어치를 매기는 일은 좋지만,
아직 `고서'라 하기에는 이르거나 알맞지 않은 책을 품절이나 절판된 `유명작가' 책이라고 하여
뻥튀기 값이 붙기도 합니다.

책마다 지닌 고유하고 아름다운 값어치를 살리는 일은 자연스러우며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를 너무 장삿속에 기울여서 값을 헤아린다면 상행위와 헌책방 유통 구조를 흐리는
나쁜 짓이 되고 맙니다.

지금 <노마드북>은 그런 상행위를 흐리고 책값을 뻥튀기 하는 일에 적잖은 나쁜 영향을 끼칩니다.
너무 낮게 매겨져 있는 한국 책값을 차츰차츰 올릴 찾을모는 틀림없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찾을모를 몇몇 인터넷 옛책방에서 경쟁이나 하듯 지나치게 올리는 일은
조금도 아름답거나 알맞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일은 반드시 고쳐져야겠으며, 인터넷으로 상행위를 하는 책방들은
깊이 있게 헤아리고 생각해야 좋겠습니다.

책은 편집자와 책방과 독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즐기는 문화물입니다.
이런 문화물이 잘못된 독자나 잘못된 편집자나 잘못된 책방 때문에
물이 흐려지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기울어져 버린다면
그나마다 출판 후진국인 우리 나라가 더더욱 후진으로 뒷걸음질치면서
어설프면서 어줍잖은 출판 환경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모쪼록 <노마드북>이라는 곳이 이런 모자라고 아쉽고 안타까운 모습에서 벗어나
올곧고 아름다운 길로 발돋움하는 인터넷 옛책방으로 거듭나기를 빌어 마지않습니다.
<노마드북>이 제자리를 찾기 앞서까지는 이곳에서는 책을 안 사는 편이 낫겠다고 보며,
스스로 고치고 달라질 때까지는 이 글을 그대로 남겨둘 생각입니다.

-(2004년 5월 11일 지금 다시 살펴보아도 그닥 나아지지 않아 글을 그대로 둡니다)

~~~~~~~~~[문제가 된 책과 얽혀서 쓴 글도 붙여 두겠습니다]~~~~~~~~~~~~~~

.. 만화책 <꺼벙이>가 50000원? ..

인터넷 옛책방인 ㄴ사이트에 만화책 <꺼벙이>가 떴다. 책값은 무려 50000원. 잘못 보았나 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하지만 틀림없는 `5만 원'이었다. 그런데 웃긴 일이 있다. 같은 사이트에 올라온 다른 길창덕 씨 만화책인 <순악질 여사,백제(1979년,2쇄)>는 고작 `2만 원'인 것. 만화책 사료로 따지면 <꺼벙이>보다 <순악질 여사>가 몇 갑절 높다. 높을 뿐 아니라 무척 드물기도 하다.

사실 만화책 <꺼벙이>는 이젠 그다지 흔한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웬만한 동네 헌책방에서 1000원~5000원 사이에 살 수 있는 만화책이다. 좀 비싸게 바가지를 쓴다는 생각이 드는 책값이 5000원이고 보통 1000원이나 2000원에 판다. 그만큼 흔하고 널린 책이란 거지.

하지만 만화책 <순악질 여사(길창덕 그림)>는 어느 헌책방에 가도 적어도 5000원부터 기본이 10000원은 받으며 20000원 넘게 받는 헌책방도 있다(하지만 이렇게 비싸게 팔면 누구도 사지 않는다). 그리고 이 만화책은 `없어서 못 파는' 책이라 하겠다(다만 없어서 못 파는 책이라 해도 지나친 책값을 붙이면 안 사기도 한다).

우리가 찾기 어렵고 드물고 소중한 책이라서 퍽 높은 값을 매기는 일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터무니없고 지나친 뻥튀기 책값은 아니다. 책이 지닌 값어치를 북돋우고 살리는 일은 좋다. 하지만 엄청난 바가지에다가 뻥튀기는 아니다. 그건 우리네 책동네와 책 문화를 죽이거나 짓밟는 나쁜 짓이다.

사실 <순악질 여사>라는 만화책이 드문 책이고, 나도 아직 사지 못했기 때문에 책값 20000원에 떴을 때 살까 말까 오래 망설였다. 하지만 그 책이 지닌 값어치를 살핀다면 10000원이 가장 알맞고, 아무리 비싸도 15000원을 넘기지는 말았어야 할 책이다. 5000원이야 발품 판 값으로 쳐 줄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정 그 책을 사서 봐야 할 찾을모가 생길 때까지는 사고프지 않다. 더 나아가 웬만한 동네 헌책방을 부지런히 다니면 1000원에도 살 수 있는 만화책 <꺼벙이>를 50000원에? 웃기고 자빠졌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우리 집에는 만화책 <꺼벙이>가 1,2,3권이 다 있다. 상태도 아주 깨끗하다. 1권은 여벌이 하나 더 있는데 무척 낡았다. 그러니 내게는 <꺼벙이>가 네 권 있는 셈이고 세 권은 짝 맞춘 판으로 깨끗한 `첫판'으로 다 있다. 그렇다면 그 책은 얼마쯤 되는 값어치일까?

내 생각으로는 만화책 <꺼벙이,기린원(1986)> 1,2,3권 짝 다 맞춘 판으로 알맞은 값어치는 5000원이다. 세 권 다해서 말이다. 바가지를 씌운다면 10000원까지는 줄 수 있지만, <꺼벙이> 세 권에 만 원을 부르면 사기 어렵다. 7000원까지는 봐줄 수 있다. 그런데 짝도 맞지 않는 <꺼벙이>를 한 권에 5만 원? 그렇다면 세 권이면 15만 원인가? 나아가 `짝을 다 맞추었'다면 값은 더 뛸 테니 20만 원쯤 부르겠다 싶구나.

한번 물어 보고 싶다. 내게는 <꺼벙이>가 세 권 아주 깨끗한 첫판으로 짝이 다 맞춰져 있으니 세 권을 단돈 `오만 원'에 사가겠느냐고 말이다.

우리 나라 인터넷 헌책방은 문을 연 지 얼마 안 되었다. 책이 지닌 값어치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고. 하지만 지킬 것은 지키면서 책 문화를 살찌워야 할 줄 안다. 바르고 곧은 살뜰한 길로 나아가야지 싶다. 인터넷 헌책방이나 옛책방을 꾸리면서 비싼값을 붙이는 일은 사실 `전국 곳곳'에 있는 헌책방 독자 주머니를 터는 도둑질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꺼벙이> 같은 만화책은 서울 시내 동네 헌책방을 잘 뒤지면 어렵지 않게 싼값으로 살 수 있다. 하지만 서울 아닌 곳에 사는 사람들은 그 책을 어떻게 사나? 서울까지 와서 헌책방을 다녀도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차삯만 많이 들겠지. 그러니 그런 전국에 있는 독자들로서는 `오만 원' 주고 사는 편이 훨씬 값싸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인터넷 헌책방과 옛책방은 높은 책값을 뻔뻔스럽게 붙여서 팔아먹기도 한다. 이런 대목은 앞으로는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택배비나 인건비를 헤아려서 조금 이윤을 더 붙이는 일은 좋다. 더불어 이런 일은 아주 자연스러우며 당연하다. 그러나 `이윤'이 아닌 `폭리'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폭리'를 얻으려는 인터넷 헌책방이나 옛책방은 우리들이 `책 안 사기 운동'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몰라서' 책값을 그렇게 붙였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1979년에 나온 훨씬 더 드물고 소중한 사료가 되는 <순악질 여사>보다 흔하고 널린 <꺼벙이>라는 짝 잃은 만화를 더 비싸게 값을 치는 현실은 그저 `몰랐다'는 핑계를 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잘못해서 `0'을 하나 더 붙였을 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 책이 올라온 지도 여러 날이 지났는데 안 고친다. 나아가 `0'을 하나 뺀 5000원이란 값도 턱없이 비싸다.

제발이지 인터넷으로 헌책방이나 옛책방을 꾸리는 이들이 마음을 제대로 다져 먹기 바란다. 책 공부도 부지런히 해 주기 바란다. 나아가 `이윤'을 얻으면서 책장사를 하는 바람직한 길로 나아가면 좋겠다. `폭리'를 얻으며 우리네 헌책방 시장을 흔들고 비트는 나쁜 짓은 그만두기 바란다. 동네 헌책방을 다니며 헐값에 사서 인터넷 목록에는 턱없이 비싼값으로 올려서 높은 마진으로 소매 손님(동네 헌책방으로 손수 찾아가서 책을 사는 사람)에게도, 동네 헌책방 임자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치는 그런 악덕 장삿속을 하루빨리 걷어치우기 바란다. (200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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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뒤에 붙임) 이번이 벌써 몇 번째 일인지 모르겠다. 아주 너르고 흔한 동시집을 `이름난 작가'가 썼다는 까닭 하나만으로 `삼만 원'이란 값을 붙인 적이 있도 있다. 그 책 또한 헌책방에서 `1000원'에 팔아도 안 사 가는 그런 책이었다. 물론 책을 알아보는 눈이 없었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 더불어 아직 값어치를 받지 못한 헌책에 소중한 값어치를 붙이는 일도 될 테고. 그렇지만 지킬 건 지키면서 제대로 된 책 값어치를 매기며 책 문화를 북돋워야 한다. 어줍잖고 어처구니없는 장삿속으로 헌책 시장을 뒤흔드는 미꾸라지 짓은 부디 앞으로는 없길 바란다. 앞으로 또다시 이런 나쁜 짓이 드러난다면 그때는 그곳 사이트 실명을 밝히며 "그 사이트에 올라온 책은 사지도 팔지도 않기 운동"을 할 생각이다.

출처: 우리말과 헌책방 쉼터: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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