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누엘 레비나스 - 타자를 향한 욕망
콜린 데이비스 지음, 김성호 옮김 / 다산글방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레비나스는 외국에서의 명성에 비하면 국내에는 널리 알려지지 못한 철학자다. 레비나스의 저서 중 두 권, 그것도 대표적인 저서로 보기는 어려운 저서들만 국역되어 있고, 국내 연구자의 저서 한 권과 몇 편의 연구 논문들이 국내의 레비나스 연구의 현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은 일반 독자들이 레비나스의 사상의 전체적인 면모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후설 및 하이데거의 현상학을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이를 넘어서려는 레비나스의 초기 문제의식에서부터 출발해서 [전체와 무한](1961)에서 제시된 타자론이 [존재와 다른 것](1974)에서 윤리, 정치적인 영역으로 심화, 확장되는 과정을 간결하면서도 요령있게 잘 제시해주고 있다. 이 책의 또다른 미덕은 레비나스의 사상이 다른 철학자들, 특히 데리다와의 논쟁 또는 토론을 통해 변모되어가는 과정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잘 제시해주고 있다는 데 있다. 레비나스의 복잡하고 난해한 사상을 일반 독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문체로 전달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은데, 이 책은 이런 점에서 성공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역자의 공들인 번역도 칭찬할 만하다. 몇군데 가벼운 오역이 눈에 띄긴 하지만, 유려한 우리말 문장으로 내용을 정확하게 잘 전달해주고 있다. 레비나스 사상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직접 레비나스의 저작을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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