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탄핵에 대한 선고를 먼저 하겠다고 결정을 내린 것을 보면서
많은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장난질이 도를 넘는구나 생각하셨을 듯합니다.
정말 친위쿠데타를 제압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서 탄핵과 정권교체 이후 개헌 및 개혁의 과제가 한 가지 더 늘었는데요,
헌법재판소를 현재처럼 유지해서는 안 되고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과제가
제기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마침, 평소에 제가 생각했던 바를 아주 속시원하게 잘 설명해주는
최근 기사가 있어서 링크를 해둡니다.
온 국민이 헌법재판소만...이게 정상인가 - 오마이뉴스
노회하면서도 정치적으로 보수적이고, 권력에 유약하고 기회주의적인 데다가
거의가 다 서울대 출신의 50대 이상의 판사 출신 재판관들로 이루어진 헌법재판소가
뭔가 공명정대하고 의연하게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잘못된 생각이겠죠.
누가 봐도 뻔한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쿠데타에 대해 좌고우면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일
뿐더러, 얄팍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속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재판 일정으로 장난질하는 것을 보자니 속에서 천불이 납니다.
지난 번에도 말했지만, 이번에 많은 시민들이 새삼 깨닫게 된 것은
"관료들은 영혼이 없다"는 말이 얼마나 잘못된 말인가 하는 점입니다.
관료들은 아주 분명한 영혼을 갖고 있습니다.
검찰 같은 공안기구 관료들만이 아니라 한덕수, 최상목 같은 행정부 관료들,
헌법재판관들 같은 사법부 관료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위 공직자들이 어떻게 하나같이
저렇게 보수적이고 심지어 극우적인 영혼을 갖고 있고,
참으로 졸렬한 기회주의적 속성을 갖고 있는지 아연실색하게 됩니다.
이런 관료들이 정부의 요직을 독점하고 있으니 친위쿠데타를 제압하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죠.
헌법재판소의 이런 장난질을 감내하면서
이제나저제나 하고 광장에서 탄핵 인용 판결을 목을 빼고 기다리는 시민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각종 집회를 관리하느라 몇 달째 갖은 고생을 하는 경찰관들의 처지도 안쓰럽고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4달 가까이 전개되는 내란 사태에 고통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처지도 딱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탄핵 인용 판결 및 정권교체에 만족할 수는 없죠.
탄핵과 정권교체를 넘어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모두 건강히 이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