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2007-04-10  

푸코에 관해 질문.
푸코의 책은 <광기의 역사>(축약본), <감시와 처벌>, <성의 역사 1-3>, <담론의 질서> 등과 몇 개의 대담 등을 읽었는데, 이제 <말과 사물>과 <지식의 고고학>을 읽으려니 전자는 번역이 엉망이더군요. 번역본 책을 학교 선생님한테 어쩌다 얻긴 했는데 선생님 왈, "이거 서평 쓰려고 펼쳐봤다가 도저히 뭔 소린지 모르겠어서 원서 보고 서평 썼다" ... 얼마나 엉망인가 하고 첫 페이지를 딱 펼치니까 "보르쥬"라는 사람이 나와서 누군가 하니 Borges라고 병기되어 있질 않나... 그냥 프랑스어로 된 보통 소설 같은 건 대략 사전 찾아가면서 느릿느릿 읽을 수준은 되는데 푸코는 아무래도 많이 힘들까요? 인터넷에서 우연히 "계몽주의란 무엇인가'를 다운받아서 아직 읽지는 않았고 살짝 보니까 그건 못 읽을 정도는 아닌 거 같던데. <지식의 고고학>도 일단 사긴 했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광기의 역사> 완역도 번역이 별로라는 이야기 언뜻 들은 거 같고. 그나저나 이역 땅에선 지내실만 하신가요? 맨날 들어와서 아무 것도 없으면 뭐하시나 궁금했는데 안부 보니까 왠지 반갑네요. (웬 친한척?) 건강하세요. :)
 
 
balmas 2007-04-10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모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 {말과 사물} 국역본은 오역이 많아서 읽기가 어렵죠. {광기의 역사}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번역본인데, 군데군데 오역이 꽤 있습니다. 특히 푸코가 철학적인 논의를 하는 부분에서 오역이 자주 나옵니다. 가령 113-117쪽에는 데리다와의 논쟁으로 유명한, 데카르트의 회의에 관한 논의가 나오는 대목인데, 결정적인 부분에서 오역들이 있어서 푸코의 논의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른 부분에서도 좀 난해한 대목들에는 오역이 제법 많습니다. 국역본을 읽어나가다 이해가 안되는 대목은 원서를 참조하시면 볼 만할 것 같습니다. {광기의 역사}는 대단한 책이에요.

모모 2007-04-10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답변 감사드려요. :) 지금 다시 보니 원래 하려던 질문은 안 하고 딴 소리만 해놨네요; <말과 사물>을 불어본으로 읽을만할까 여쭤보려던 거거든요.; 국역본이 오역이 많다면 대조해가며 읽는다고 해도 왠지 좀 찝찝하고요.; 아니면 천천히 읽는다고 치고 불어본을 메인으로 하고 국역본을 참고해가며 읽어야 할지.. 아 그리고 라고 나온 건 따로 단행본으로 나오지 않은 글들만 모아놓은 책인가요 아니면 모든 저서가 다 포함되어 있는 건가요?

모모 2007-04-10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예전 글 보다가 그 '알라딘 배송 유감'에서 그게 뭔 책인가 했더니 보르헤스 <픽션들>이더군요. 최근에서야 <픽션들>과 <알렙>을 읽고 '우와'하던 참이라 -- 각주의 압박을 버티기가 힘들었지만; -- 왠지 반가워서 뒷북 칩니다.

balmas 2007-04-11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어본으로 한번 읽어보시죠, 뭐. ^^ 듣자니까 새로운 국역본을 준비 중이라고 하긴 하던데요. 국역본을 참조하기는 어려울 듯하고, 혹시 영역본이 도서관에 있다면 영역본을 참조해가면서 읽을 수도 있겠죠. :-)
그리고 "라고 나온 건"이라고 하셨는데, 아마도 Dits et ecrits를 말씀하시는 것같네요. 이 책은 1994년에 4권짜리로 나왔다가 몇년 전에 다시 2권짜리로 재출간되었죠. 이 책에는 푸코 생전에 책에 포함되지 않은 논문이나 대담, 강연문, 서평 등이 모두 망라되어 있습니다. 푸코 연구에서 굉장히 중요한 책이죠.
ㅎㅎ 보르헤스의 [픽션들]은 마슈레의 문학론을 쓰면서 참조할 부분이 있길래 주문했는데, 책이 그렇게 ... ^^;;

모모 2007-04-12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해요. 지금은 너무 정신없고 방학중에나 해서 도전해봐야겠네요. ㅠㅠ 시간날 때 짧은 논문이나 대담 같은 거 구해서 읽으면서 사전연습을 좀 해야할듯.. 어쨌거나 먼 데서 편찮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