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되는 때가


외국의 최신 이론, 사상, 조류에 관한 정보에 점점 더 뒤쳐진다고 느낄 때다.


가령 신유물론, 사변적 실재론 운운 하는 것은 그냥 애들 장난 같다.


(내가 예전에 관심을 갖던 최신 이론, 사상을 보는 내 선생님들이나 선배들의 


시선도 그랬을 것이다.)


아마 내가 무지한 탓일 게다.


대학원에 다닐 때만 해도 그렇고, 학위를 받고나서도 한동안 외국의 최신 이론이나 조류에 


늘 관심을 갖고 follow-up하고 있었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점점 더 여기에 관심을 덜 갖게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공부를 할수록 내가 해야 할 일들, 


내가 이런저런 연구자로서, 전문가로서 감당해야 할 일들의 범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점점 더 최신 이론이나 조류를 follow-up하는 일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보다는 오히려 점점 더 과거로 거슬러올라가는 일에 매력을 느낀다. 


그리고 내 주변을 돌아보는 일(동아시아의 사상, 문학, 한국의 역사, 문학 등)에서 


더 즐거움과 흥미를 느끼게 된다. 


이런 일들은 예전에는 관심은 있었지만, 시간과 몸이 따라주지 못했던 일인데, 


나이를 먹으니, 이제 그 시간과 몸이 슬슬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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