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시집에 관한 추억]-서정춘

아버지는 새봄맞이 남새밭에 똥 찌끌고 있고
어머니는 어덕배기 구덩이에 호박씨 놓고 있고
땋머리 정순이는 떼끼칼 떼끼칼로 나물 캐고 있고
할머니는 복구를 불러서 손자놈 똥이나 핥아 먹이고
나는 나는 나는
몽당손이 몽당손이 아재비를 따라
백석 시집 얻어보러 고개를 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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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결혼식 보러 울산 가고
은영이는 P.O.P 다시 쓰느라 분주하고
혜진이는 맛사지 받으러 온 손님 맞아 웃음이 번지고
윤경이는 토닥토닥 거울앞 분단장이 한창이고
나는 나는 나는
쇼핑몰에 올릴 추억어린 풍경, 맛깔스런 시 한 편을 고르는데
마음은 마냥
먼데 산 붉고 들길엔 11월 햇살이 한창이겠다
매장 밖 밀려오고 밀려가는 인파처럼 분주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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