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미인]-이원규

그믐께마다
밤마실 나가더니
저 년,
애 밴 년

무서리 이부자리에
초경의 단풍잎만 지더니

차마
지아비도 밝힐 수 없는
저 년,
저 만삭의 보름달

당산나무 아래
우우우 피가 도는
돌벅수 하나

.....................................................................................
*.
무서리 내리듯 푹 익어 결박된 사랑의 마음으로 보면  돌에도 피가 도는 것.
휘영청 보름달이 뜨면 마침내 뜨거운 피,
몸이 달아 징징 왼 몸이 달아
퉁방울 눈 뭉툭한 코 헤벌죽 웃음 짓는
돌벅수(장승) 하나.

아니, 그 아니
내 사랑도
절절하고 곰삭은 적막에 길들어
오늘 끝끝내 다정도 병이라 했던가

"옛 애인의 집"-이원규시집을 읽어 나가는 새로 한 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