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병]-이성복


아직도 나는 지나가는 해군 찝차를 보면 경례! 붙이고 싶어진다

그런 날에는 페루를 향해 죽으러 가는 새들의 날개의 아픔을

나는 느낀다 그렇다, 무덤 위에 할미꽃이 피듯이 내 기억 속에

송이버섯 돋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이면 내 아는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이 오기도 한다 순지가 죽었대, 순지가!

그러면 나도 나직히 중얼거린다. 순, 지, 는, 죽, 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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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겨울 제대하고 하릴없이 무우구덩이나 파다가 방구들 등짐 지고 소설책이나 읽던 시간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떠나온 것인가.
이젠 아무 곳에서도 예비군 훈련에 오라거나 하다 뫃해 민방위 훈련을 받던 시절이 있었던가도 기억나지 않는다.
내 공병 일등병 시절, 억압과 굴종과 자유를 향한 안간힘의 순간들 희미한 낮달처럼 감감하다.
왜 새들은 굳이 페루에 가서 죽는가.
요즘은 동기들의 부고가 느닷없이 휴대폰 문자로 뜨기도 한다.
000동기 사망
발인 모월 모일 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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