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구상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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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詩心"  가난한 영혼에 다 바친 시인 구상(具常.85세)선생이 11일 오전3시 지병으로 별세하셨다는 신문 보도를 읽다.
소개하는 시는 '문학사상'  2001년 10월호에 발표한 시로 시인 스스로 '내 사상을 가장 잘 담은 시'라고 한 작품이다.
살아 생전 그 많았던 유혹의 '자리' 제안 다 물리치고 '수염 기르며 사는 야인(野人)으로서의 삶'에 충실하며, 카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인간존재의 문제를 탐구하며 영적 작품 세계를 일구어 내신 큰 시인 한 분 떠나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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