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개

노리개는 이 나라 옛 여인들이 소지했던 패물이나 몸치장에 썼던 장신구 가운데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물건이었다. 이것은 귀중품인 동시에 예술품이었고, 또 금은보석이 있는데다 매듭과 수실이 한데 어울려서 가장 여인 취향적인 요소가 많음에 틀림없다. 모양이나 색상 어느 것 하나 이쁘지 않은 게 없다.

노리개의 종류는 주체의 크기와 수량에 따라 다음 세 가지로 나눠진다. 첫째, 주체가 큰 것이 셋 달린 것을 대삼작(大三作)이라 하는바, 주로 궁중에서 대례복을 입을 때 찼던 것이다. 두 번째로, 작은 주체가 셋 달린 것을 소삼작(小三作)이라 하며 궁중의 소례복 또는 대가집에서 경사때 패용했다. 세 번째로, 주체가 하나인 단작은 상류사회 부인들이 일상 차고 있거나 혹은 중류, 하류계층에서 즐겨 사용할 수 있었던 간소한 노리개이다.

낙지발 술이 기품있게 죽죽 뻗은 대삼작노리개

노리개의 명칭은 대체로 주체의 형상이나 재료의 이름에 따라 붙여진다. <산호단작노리개>는 주체가 산호로 된 단작을 말함이며, <은파란바늘집단작노리개>는 은에다 파란을 입혀서 바늘집을 만든 주체로 단작인 경우를 지칭한다. 또 <투호소삼작노리개>는 주체가 작은 투호(投壺) 셋을 단 노리개를 가리키며, <보석대삼작노리개>라면 큰 보석으로 세 개의 주체를 만들어 넣은 대형 노리개를 일컫는다.

주체의 재료가 되는 귀금속도 다양해서, 우선 금속류로는 금, 은, 구리와 금에 칠보를 입힌 것, 은에 파란을 장식한 것이 첨가된다. 보옥류(寶玉類)로는 홍옥, 백옥, 비취, 자마노, 청강석, 금강석, 공작석, 산호, 수정, 진주 등이 주체가 되고 특히 밀화가 많이 쓰인다.

이런 재료로서 형태는 주로 길상(吉祥)을 나타내는 동, 식물의 형용을 빚었다. 자라, 박쥐, 거북, 원앙, 나비, 해태, 매미는 동물을, 포도, 고추, 호도, 천도, 연꽃은 식물을, 호리병, 북, 장구, 자물쇠, 버선, 방울은 물체를, 그리고 동자(童子), 신선, 보살, 귀면(鬼面)을 조형한 것 등이 골고루 눈에 띈다. 번식력이 강한 것은 다남(多男)을, 귀한 것은 부귀를, 혹은 장수, 강녕의 뜻이 깃들든지 하여 한결같이 복을 빌고 액을 물리치며 부부금실이 좋은 것을 염원한 것이다.

노리개는 주체가 되는 패물 외에 띠돈(帶金), 끈목(多繪), 매듭, 술의 다섯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띠돈은 상단부의 고리로서 노리개를 고름에 걸기 위한 방편이다. 이외에 끈목과 매듭, 술은 명주실을 꼬아 만든 실로 엮어진 것이다.

노리개는 삼국시대때의 요대(腰帶)에서 밑으로 치렁치렁 매달린 요패(腰佩)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무렵부터 출현하지 않았나 하는 짐작이 든다. 그 후 '고려도경(高麗圖經)에는 귀부인들이 허리띠에 채색 끈으로써 금방울을 달고, 비단으로 만든 향낭(香囊)을 찼다는 기록이 있다. 이 향낭이 차츰 노리개로 발전했을 터이다.

노리개장식

노리개의 색조는 3색에서 12색에 이르기까지 형형색색인데, 그 중 삼작노리개는 색깔도 선명한 붉은색, 남색, 노랑색이 기본을 이루었고, 간혹 자주, 분홍, 연두, 보라, 옥색 따위를 쓰기도 했다.

'사절복색자장요람'에 의하면, 봄, 여름에는 옥이나 구슬제품으로서 색이 엷은 단작노리개, 가을에는 옥이나 구슬제품으로 된 삼작노리개, 겨울에는 자마노, 밀화 등의 삼작노리개를 패용하였다. 옷 색깔에 따라서도 다르다. 오월 단오날부터 흰옷일 때는 옥 또는 비취노리개, 옥장도와 같은 단작노리개, 8월 보름 이후 색옷을 입을 때는 각기 색깔이 다른 삼작노리개를 찼다. _____전완길의 "韓國化粧文化史"에서

그런가 하면 연약한 부녀자들이 노리개를 패용함으로써 요기를 물리치는 벽사( 邪)에 유의했음도 주목해볼 일이다. 이를테면 도끼노리개, 장도노리개는 실제적인 무기를, 범발톱노리개, 해태노리개, 괴불노리개는 귀신이 두려워하는 대상을 표방하여 재액이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방패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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