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혹은 얼룩말 만인시인선 14
장하빈 지음 / 만인사 / 200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밥바라기; 저녁에 서쪽 하늘에 보이는 금성(金星)의 별칭. 태백성.
금성;.........저녁에 보이는 별은 '개밥바라기' '태백성' 새벽에 보이는 별은 '샛별' '계명성'

이십 수 년지기 옛 친구의 첫 시집을 받고도 나는 몰랐구나.
'개밥바라기'의 뜻을 한해살이풀 며느리밑씻개나 여러해살이풀 산꿩의 다리나 노루오줌 혹은 두해살이풀 애기똥풀처럼 이름이 특이하거나 이름만큼 남다른 사연이 있는 야생화 정도로 여기는 무심함 뿐이었구나.

아아, 이십년 가까이 어디 드러내 하소연 할 곳도 없는 실어증 앓던, 개망초 같은 세월 내 친구는 절필을 하고 앉은뱅이꽃으로 방안에서만 떠돌던 불치의 아들은 그예 다친 영혼으로 떠나갔구나.

그 해 겨울,
내 전해 듣기론 하양가는 길 물띠미고개 그 낙동강변에는 때아닌 펄펄펄 폭설이 내리고
보이나니, 참척의 아픔을 넘어 그 천진난만 차마 자식을 가슴에 묻는 아비의
지지 누르고 눌러도 끝내 치받쳐 오르는 울음의 불꽃 붉게 타오르나니
아프구나, 차마 너무 아파 한 줌의 그리움 외려 그리도 담담하구나.

"눈 그친 서녘 하늘에 걸린 초롱불 하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