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balmas > 5천여 촛불, "대추리로 가자" "국방장관 퇴진하라"

 

 

 

5천여 촛불, "대추리로 가자" "국방장관 퇴진하라"

 

국방 장관 퇴진, 군부대 철수, 평화 농사 실현 위한 촛불 문화제

정인미 박미경 문형구 기자    메일보내기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3신 오후 11시30분> 노동자, 학생들 홍익대 집결..."대추리로 가자"
  
  광화문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대오는 현재 홍익대학교로 집결하고 있으며, 11시 현재 1천 5백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대학생들이 전야제 형식의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 주한미군 철수 노동자학생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최은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평택이라고 하면 너른 들판과 평택초등학교의 미류나무가 생각난다. 그러나 들판은 파헤쳐지고 그 미류나무는 뿌리가 뽑혀 운동장에 나뒹굴고 있다"며 "우리는 오늘 평택 주민들에게서 받은 볍씨를 대추리 도두리에 뿌리고 반드시 평화농사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민주노총에 가입한 공무원노조의 안병순 서울본부장은 "대추를 까먹고 놀던 대추리, 황새가 노래하던 황새울이 이제 철조망에 둘러싸여 울고 있다"며 "내일 우리는 5월 광주민중항쟁의 정신을 이어 다시 한번 이 투쟁을 승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야제는 12시경 모두 마무리됐으나, 이곳 홍익대에는 아직도 각지에서 올라오는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진입하고 있다. 이들은 내일 새벽 6시 홍익대를 출발해 평택으로 향할 예정이다. / 문형구 기자
  
  
△13일 광화문에는 5천여명이 운집해 '국방부 장관 퇴진, 군부대 철수, 평화 농사 실현을 위한 전 국민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2신 오후 10시 35분>
  "황새울 들녘에 볍씨를 뿌리자"

  
  지난 5월 4일, 국가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인권유린 현장이 중앙에 설치된 스크린을 메우자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의 분노도 함께 광화문을 메웠다.
  
  체포 영장이 발부돼 자리를 함께 할 수 없었던 주민대책위 김지태 위원장은 영상을 통해 "대추리로 와서 참혹한 현장을 보라"며 "우리는 여기서 주저앉지 않고, 열심히 싸워서 평화의 싹을 틔우겠다"는 말을 전했다.
  
  김 위원장의 마음을 안고 무대에 오른 도두2리 주민들은 철조망이 그려져 있는 하얀천을 찢어버리는 상징의식을 벌였다. "참혹한 행정대집행으로 인해 70~80의 노인들과 주민들은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울분을 터트린 이들은 상수도관을 파괴하고 시위자들에게 던질 찰흙덩어리를 만들어 놓기까지 한 군인들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이들의 분노는 내일(14일)로 예정된 범국민대회에 대한 희망으로 이어졌다. 군에서 총칼을 빼들고 달려들어도 맨몸으로 막아내겠다는 각오로 싸워나가겠다는 참석자들과 주민들은 볍씨를 서로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우리는 내일도 황새울 들녘에 볍씨를 뿌리겠다"는 마음으로 평택주민이 가져온 소중한 볍씨가 참가자들 손에 쥐어지자 한톨이라도 흘릴새라 소중하게 두손으로 움켜쥐었다.
  
  
△김지태 위원장의 마음을 담은 영상이 상영된 뒤 무대에 오른 도두2리 주민들은 철조망이 그려져 있는 하얀천을 찢어버리는 상징의식을 벌였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우리는 내일도 황새울 들녘에 볍씨를 뿌리겠다" 평택주민이 가져온 소중한 볍씨가 참가자들 손에 쥐어졌다. 참가자들은 한톨이라도 흘릴새라 소중하게 두손으로 움켜쥐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이날은 평택에 대한 예술인들의 애정을 확인시켜주듯, 많은 예술인들이 평택땅의 평화를 호소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영화 '말아톤'의 감독 정윤철씨는 "우리가 다같이 마라톤을 한다고 생각하자"며 "마라톤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지친 동료들과 고통과 외로움을 채우고 격려하면서 달리다보면 결코 오지 않을 것 같은 '골인' 지점이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낙오하지 말고 함께 달려가자"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광화문에 밝혀졌던 촛불을 소재로 만든 곡인 '반딧불이'로 유명한 가수 오지총씨는 "대추리를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만들었다"는 '기억하세요'라는 노래를 열창했다.
  
  그는 "대추초등학교가 허물어지는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전하면서 평택은 앞으로 소중한 '평화의 땅'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촛불집회에 참석해 '광야에서', '그날이오면' 등을 부른 '노래를 찾는 사람들'도 "올 가을에도 평택에서 나온 쌀로 밥을 해먹고 싶고, 내년 가을에도 평택에서 나온 쌀로 밥을 해먹고 싶다"고 전했다.
  
  상징의식에 쓰였던 천을 기타에 질끈 묶고 참가자들의 환호성 속에 등장한 가수 정태춘·박은옥씨 부부는 특유의 애절한 목소리로 참가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5월 4일 처참했던 강제대집행 현장을 노랫말에 담은 노래를 애절한 목소리로 불렀다.
  
  한껏 결의를 세운 문화제 참석자들은 "가자! 대추리로 평화농사 실현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범국민대회에서의 만남을 굳게 약속했다. / 정인미 기자
  
  
광화문에 모인 촛불, “국방부, 딱 걸렸어”

  광화문에 모인 수천명의 노동자, 학생, 청년, 시민들. 그들은 한 목소리로 군대를 동원한 평택 강제대집행을 비난했다. 이들의 목소리를 모았다.
  
  “미국의 군대가 아니라, 한국의 군대였다면 이렇게까지 군부대를 투입해서 농사짓는 농민들을,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연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피땀으로 지어 놓은 대추분교와 주변의 가로수들까지 무참하게 짓밟아 버릴 수 있는지 노무현 정부가 저주스럽다. 이제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온 국민의 심판만 남아있다. 노무현 정부 각오하라!!!”(민주노총 민태호)
  
  “윤광웅 국방장관이 군을 투입한 것은 천인공노할 짓이다.”(현대자동차노동조합 현대모비스분회 전병헌)
  
  “지금 언론들은 마치 주민들이 보상이나 이익을 바라는 것처럼 호도하지만 그분들 자기가 태어난 땅에 5월4일 대추리를 지키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다. 정당한 목소리를 외치기 위해 갔었는데 너무 폭력적인 진압이었다. 너무 잘못됐다. 정부가 민중들의 삶을 고민하지 못하는 것이 분노스럽다.” (영남대학교 오상택)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부, 국방부는 당장 이 사태를 책임지고 다시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미여성회 신현자)
  
  “지금 언론들은 마치 주민들이 보상이나 이익을 바라는 것처럼 호도하지만 그분들 자기가 태어난 땅에서 생애를 마감하고 싶다는 소망이다. 왜곡보도 중단해야 한다. 일방적인 폭력을 행사한 국방장관은 반드시 사퇴해야 하고, 노무현 대통령도 이에 응당한 사죄를 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김포시위원회 안재범) /박미경 기자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1신 오후 8시> 광화문 촛불 5천여 운집..."대추리로 가자" "국방장관 퇴진하라"
  
  
  황새울이 울었다.
  주민들도 울었다.
  땅이 울고 하늘도 울었다.
  전 주민이 땅을 치고 울었다.

  
  어슴프레 어둠이 깔리자 5천여 노동자 농민 학생 시민들이 높게 치켜든 촛불과 함께 대추리 평화를 기원하는 함성이 광화문을 가득 메웠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노동자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대거 합류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민중의노래를 마지막으로 결의를 높인 노동자들은 노동자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며 평택 군부대 투입 규탄 촛불 문화제에 참가했다.
  
  노동자들은 찬 아스팔트 바닥에서 도시락으로 허기를 채우면서도 중앙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입을 모아 구호를 외쳤다.
  
  '국방 장관 퇴진, 군부대 철수, 평화 농사 실현을 위한 전 국민 촛불 문화제'라는 글귀 위로 평택 주민들과 시민들을 형상화한 종이 인형이 참석자들을 마음을 대변해 주고 있다.
  
  촛불문화제 여는 말에 나선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은 "참여정부의 양심없는 행동에 기대가 무너졌다"며 "이 나라의 땅은 누구의 것인가, 이 나라의 군대는 누구의 것인가"라고 분노했다.
  
  조 위원장은 "우리는 전쟁을 거부하고 평화를 원한다"며 "미군이 완전히 떠나고 우리땅이 돌아와서 주민들이 자손만대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평택땅을 지켜내자는 구호를 외치던 참가자들은 '4천만이 똘똘 뭉쳐' 라는 글귀를 꼭 넣어달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맞춰 구호를 하기도 했다.
  
  8시 현재 5천여명의 운집한 광화문에서는 꽃다지의 노래가 흥겹고도 구슬프게 울려퍼지고 있다. / 정인미 기자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도두리 출신 가수 정태춘씨. 5월 4일 야만적인 강제대집행 과정을 노랫말에 담은 노래를 불렀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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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가넷 > 칼 융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는 중이다....-ㅅ- 언제고 만날기회는 있었지만, 겁내고(-_-;;)있다가 이 책을 읽고  융의 저서를 읽어 볼까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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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인간과 상징을 볼까 한다..ㅇㅅㅇ(너무 무모한 도전?..--;; 그래도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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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릴케 현상 > [퍼온글] 모딜리아니



[그림1] 샤임 수틴의 초상

절친한 동료화가였던 샤임 수틴의 초상화

 이탈리아 출신으로 에콜 드 파리(보통 파리화파라고 불림)의 대표적 화가였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 보헤미안적 삶을 살았던 36년의 짧은 생애동안 그는 인물화를 줄기차게 그렸다. 큰 타원형의 긴 몸에 작은 타원형의 얼굴, 긴 목과 긴 코, 아몬드 모양의 뒤틀린 눈, 아래로 처진 작은 어깨 등으로 특징 지워지는 그의 작품들은 주로 아프리카 원시조각에서 영향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뜻 보면 마치 가면같은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모딜리아니는 자신이 모델에 대한 느끼는 바와 모델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캔버스에 탁월하게 표현하였다.  긴 목에 우수에 찬 표정으로 화가를 바라보는 모델들에게서는 알 수 없는 관능미와 동시에 우아함이 넘쳐 흐른다(특히 아내인 잔느를 주인공으로 한 그림들에서)  

 모딜리아니는 원래 조각에 뜻을 두고 있었지만, 병약한 몸을 타고난 탓에 조각 작업시 나오는 먼지로 폐가 상하여 조각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대신 그는 아프리카의 원시조각상에서 얻은 힌트를 그림에 반영하여 2차원의 화폭에 3차원의 조각을 표현한 '평면조각'  화가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재밌는 것은 모딜리아니가 매우 잘생긴 미남이었기 때문에 밥을 굶는 일은 있어도 모델이 끊기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그는 죽기 3년 전 19 세의 화가 지망생 쟌느 에뷔테른을 만나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 숱한 여자들을 만나 연애와 동거를 거듭했다.

 그림 속의 여인들은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그의 연인이었던 셈인데 오늘날 그의 작품의 전문가들은 그림만 보고서도 모델이 모딜리아니와 어떤 사이인지, 모딜리아니가 모델을 좋게 생각하는지, 나쁘게 생각하는지,  심지어 모델과 자기전인지 아니면 자고 난 후에 그린 그림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림2] 에뷔테른 부인의 초상(1919)

전통적 초상화는 그림의 모델이 되는 사람에 의해 주문, 제작되어지고 실제보다 모델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게 그리며, 많은 경우 모델의 사회적 지위나 재력을 뽐내는 도구로서, 화가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모딜리아니의 초상화들은 단순히 모델을 위해 돈을 받고 그린 것이 아닌 그 자체로 존재하고 감상할 수 있는 인물화들이며 화가의 주관적 의지와 독창성이 잘 드러나 있다. 화가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화폭에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심상(心像)에 따라 형태를 왜곡시키고 단순화시켜가며 자신만의 개성을 창조한다.

 
 
          


 






 

 

 

 

 

  

    

 

[그림3] 젊은 농부의 초상                                                               [그림4] 파블로 피카소의 초상

모딜리아니의 그림은 특히 위작, 즉 가짜가 많기로 유명하다. 피카소나 마티스같은 화가들보다도 가짜가 많다고 한다. 이처럼 그의 그림이 가짜가 많은 이유는 기법 상으로는 그리 참신할 것이 없는 반면, 긴 목이나 비스듬한 얼굴모양, 긴 코와 아몬드 모양의 눈 등 그만의 스타일이 뚜렷하기 때문에 모사하기가 쉽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36년의 짧은 생애동안 철저한 무명화가로 살았기 때문에 작품의 정확한 수와 제작 연대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또 그는 죽음 직후에 유명해지며 그림 값이 수직 상승했기 때문에 살아 생전 그의 그림을 사주었던 유일한 화상이었던 레오폴드 즈보로스키가 돈에 눈이 멀어 가짜 작품들을 그려서 팔았고 미완성인 작품들도 화가를 사서 마져 그리게 하기도 했다.

어쩌면 우리가 현재 모딜리아니의 작품이라고 알고 있는 그림 중 어떤 것들은 가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모딜리아니가 죽은 직후 그려진 위작들이 시장에서 너무 오래 돌았고 시간도 많이 흘렀다. 모딜리아니에 대해 두꺼운 책을 쓴 미술관 관장이나 대학교수들이 작품을 두고 서로 의견을 달리하며 싸우고 있다. 동일한 한 작품을 두고 어떤 학자는 진짜라고 하고 또 다른 학자는 가짜라고 말하고 있다.



 [그림5] 레오폴드 즈보로우스키의 초상

화가의 그림을 유일하게 사주었던 미술상 즈보로우스키

 



[그림6] 자화상(1919) 화가의 유일한 자화상.

 그는 이 작품을 완성하고 이듬해 1월에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장례식은 살아생전의 비참한 삶과는 대조적으로 성대하게 치러졌으며 파리의 공동묘지 페르 라셰즈에 묻혔다.

 



[그림7]큰 모자를 쓴 쟌느 에뷔테른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아닐까.

 



[그림8] 어린애를 안고 있는 여자

애처롭고 가련하게 보이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일까? 일설에는 그림 속의 모델은 집시인데 마약에 중독되어 집을 뛰쳐나와 떠돌다가 그림의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그림9] 금발의 여자(르네)

 



[그림10] 나부

 



[그림11]반 뮈덴 부인의 초상

그림 속의 여인이 줄리안 무어를 닮은 것 같다....^^

 



[그림12]푸른 옷을 입은 소녀

 



흔치 않은 그의  풍경화라고 해서 가져왔는데 제목은 나와있지 않다.

 



[그림14] 남프랑스 풍경

이 그림은 풍경화임에도 불구하고 꽤 알려져 있지 않나 싶다.

 









앤디 가르시아가 모디로 분한 영화 [모딜리아니](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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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릴케 현상 > [퍼온글] [인터뷰] 인문사회과학서점 '그날이오면' 김종운 대표

"부속품 인간형을 미리부터 준비하는 대학생들 불행해요"
[인터뷰] 인문사회과학서점 '그날이오면' 김종운 대표

김경환 기자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사고방식, 생활방식을 미리 땡겨서 겪고 있는 대학생들이 안타까워요"
  
  '대학을 나서면' 이라는 말이 있었다. 학생신분을 완전히 털어버리고 사회로 나간다는 의미. 바꾸어 말하면 학창시절은 사회와는 다른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을 갖는 다는 말이다.
  
  

△"몇 년 후의 부속품 인생을 미리 부터 살려는 대학생들이 불쌍하다"고 말하는 서점 그날이오면 김종운 대표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과연 그럴까?
  
  14년째 서울대 앞에서 '인문사회과학 서점'을 고집하며 살고 있는 서점 '그날이오면' 김종운 대표를 만났다. 14년 동안 서울대 학생들을 지켜봤던 그는 요즘 대학생들이 '나중에 겪을 문제, 생각을 미리 당겨서 겪고 있다'며 걱정했다.
  
  "나이도 그렇고 여러 조건이 그렇죠. 성장하면서 느끼고 알고 있는 것들을 종합해서 상을 형성하는 시기이고 완성하는 시기가 대학시절, 학창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업이나 이익이라는 이해관계에 시달리면 인생 전체, 사회를 보지 못하죠. 거기서 자유로운 시절이 바로 학창시절입니다."
  
  "몸은 대학생이지만 모든 조건들은 기성사회에서 요구하는 구조화된 부품으로 필요로 하는 인간으로 소속되기 위한 준비만 하고 있는게 요즘 대학생들의 생활이죠. 부속품 인간형이 돼서 대학을 보내는 상황은 너무 불행하지 않나요?"
  
  "삶의 보람, 행복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없다면 인간으로써의 직무유기"
  
  
△그는 "삶의 보람, 행복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없다면 인간으로써의 직무유기" 라고 말한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하루 종일 책에 둘러싸여 살아온 지 14년. 조그마했던 그날이오면도 14년동안 커졌지만 여전히 가게는 비좁았다. 책장이 차고 넘쳐 꽂혀 있는 책 위로 다시 책을 얹고 또 얹어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쌓여있는 책들이 있을 정도.
  
  서점에는 빼곡한 책장들 사이로 조그마한 의자들이 간간히 놓여있다.
  
  "왜 책을 읽어야 할까요?" 우문을 던졌다.
  
  세상에나 10여분 동안 그는 쉬지 않고 분야별로 어떤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설명했다. 정치경제학, 분단과 한반도, 환경 등등 그냥 듣고만 있었다면 이 사람은 몇 시간이고 얘기할 태세다. 그만큼 책을 권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가 '책'을 설명하면서 잊지 않고 전하는 말이 있다.
  
  "책은 인류가 그동안 고민해 왔던 사회의 근본적 문제에 대한 성찰과 고민을 바탕으로 하죠. 특히 읽어볼만한 책들이 그렇죠. 거기에 새롭게 제기된 문제의식과 현대의 상황이 종합돼서 새로운 책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고 어찌 보면 당연하고도 지루한 말이다. 책에는 인류의 역사가 들어있다. 그는 최근 대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혹은 '통일적이지 않고 단편적인' 지식들을 전부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해 얻는 단편적 지식이나 수업시간에 듣는 지식만으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죠. 자기 내면은 형성이 되지 않고 지식이 머릿속에서 굴러다닐 뿐이죠. 삶과 인생, 가치와는 상관없는 지식만 있는 것입니다."
  
  "당장 사람들이 돈을 벌면서 힘들고 취직 못해서 아등바등 하고 있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이득을 보는, 이런 현실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고 봐요."
  
  "도대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까? 그런 고민을 했던 책들이 너무 많아요. 우리가 의문을 갖는 대부분의 것들은 책 속에 답이 있습니다. 먼저 고민한 사람들이 있었으니까요."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아무리 취직을 해서 출세를 해도 해외로 나간다면 모를까 전쟁나면 모든 게 파괴된다는 생각. 우리 일상에서 겪는 환경과 여러 문제들이 사실은 모르고 자기 입장이 없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을 영유할 수 없죠."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면서 산다. 하지만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김종운 대표는 인문사회과학 서적들이 그것을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아까운 책들, 한 권도 버리지 않아요"
  
  
△그날이오면에는 아주 오래된 사회과학서적부터 신간까지 있다. 대형서점에서도 찾을 수 없는 책도 있다고 김 대표는 전한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서점 그날이오면에는 너무 오래돼 누렇게 바랜 책들도 신간들 사이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8-90년대 책들이 낡은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게 안타까워요. 그 책들의 가치만큼 제대로 대접받고 있지 못하죠. 사실 새롭게 나오는 책, 이론, 담론 들이 과거의 사상이론을 올바로 극복하면서 나온 것도 아니죠."
  
  "그저 안 팔린다고 폐기하거나 버리는 출판사도 책을 단순히 경영마인드로 다루고 있는 것이에요. 아주 오래된 책이고 지금 당장 팔리지 않아도 버리지 않고 다 모아둘 겁니다. 아무리 찾기 힘든 책이고 절판됐어도 '그날이오면에는 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요."
  
  꽉들어찬 책들로 비좁아 보이는 서점. 요새 어렵지 않은 소규모 서점이 있겠냐만 한국에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문사회과학 서점으로써 그날의오면이 잘 운영되고 있다면 그만한 거짓도 없을 것이다.
  
  학교 앞 게시판, 그날이오면
  
  핸드폰이 없던 시절, 학교 앞 주요 서점은 학생들의 '약속 게시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게시판에는 약속은 물론 주장이나 농담도 등장했었다고 한다. 쪽지에 농담을 쓰면 누군가가 농담을 받아서 다른 쪽지를 붙여놓는, 이른바 댓글도 등장했었다.
  
  "개강 초에는 게시판이 모자라서 옆 벽까지 메모지가 넘쳤어요. 서로를 연결시켜 주는 게시판이었죠. 학생들 생활 동선이 학교에서 나오면 이 앞을 들렀다가 집에 돌아갈 정도였으니까요. 최근까지만 해도 졸업한 사람들이 여기를 약속장소로 잡곤 했는데 요새는 그마저도 없어요."
  
  모임이 줄었다는 말이다. 그날이오면은 예전에 학생들에게 돈을 빌려주기도 했단다.
  
  "그랬죠(웃음). 지금도 빌려줘요. 물론 많이 줄었죠. 예전에는 끈끈한 정이 있었어요. 학생들 사이에도, 학생들과 저 사이에도. 요새는 사람 관계가 건조해 지다 보니 저도 학생들한테 조심스러워요."
  
  "풍족해졌는지는 모르겠는데 옛날처럼 꼭 사람을 만나 술한잔 하면서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의욕이 줄어든 건 확실해 보여요. 또 시위한다고 문건을 찍거나 다쳐서 돈 빌리는 학생은 없어졌어요."
  
  하나 남은 인문사회과학 서점 그날이오면, "불씨는 지키는 마음입니다"
  
  
△책을 보고 있는 학생. 90년대 중후반부터 서점운영이 매우 힘들어졌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9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인문사회과학서점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전국 150여개에 달했던 서점들이 급격히 사라지기 시작한 것. 서울지역 주요 대학 앞에 있던 인문사회과학서점들은 이름을 지키고 있기도 하지만 예전의 '전문서점' 역할을 하고 있지는 못하다.
  
  "이제 유일하게 남은 인문사회과학 서점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날의오면'의 운명을 제 임의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날이오면'이 해야 할 공적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상황이 어려워 진다고 해도 그것이 항상 끝이 아니잖아요? 다시 불타오를 때가 있겠죠. 그렇게 될 때까지 불씨가 꺼지지 않아야 불이 다시 타오를 수 있고 그런 역할을 어렵지만 하고 있어요."
  
  그는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읽게 하기 위한 활동과 모색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그날에서 책읽기'라는 책자를 꾸준히 냈고 저자와의 대화, 세미나 등 책과 관련한 행사에 대해서는 그 만한 전문가도 드물다. 이런 활동을 위해 김 대표는 서점 2층에 책 읽는 까페를 만들기도 했었다.
  
  그러나 불씨를 지킨다는 것은 불을 피우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날이오면'은 월 227만원의 월세를 내야하는 큰 매장이다. 문제는 언듯 생각해봐도 예상할 수 있다. 그 만큼의 책이 팔리지 않는 다는 것.
  
  '그날이오면'을 힘들게 하는 또 다른 문제는 인터넷서점과 대형서점의 폭력적 시장잠식이다.
  
  "학생들이 책을 보다가 사려고 하면 친구가 그래요. '왜 여기서 사? 인터넷이 더 싼데' 여기서 책을 골라보고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것이죠. 서점가는 자본주의적 시장논리가 철저히 구현되고 있어요. 인터넷 할인, 대형서점 마일리지, 대형출판사의 횡포..."
  
  도서정가제가 도입되지 않아 중소규모의 서점들이 문 닫고 있다는 얘기는 이제 뉴스가 아니다.
  
  "누군가는 사상과 철학, 정치, 경제적 이론과 판단을 여전히 모색해야 하고 그런 모색들을 담고 있는 책이 있어야 하고 또 사람들이 읽을 수 있게 해야 하고..."
  
  그는 '사명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김 대표는 '그날의오면'을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수줍어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눈빛이 그의 의지를 대신 말한다.
  
  대형서점 한켠에 놓여있는 각종 사회과학 신간들이 눈길을 끈다. 읽어볼만한 책도 많지만 한국 제1서점이라고 불리는 서점에서 조차 찾을 수 없는 책을 보유하고 있는 인문사회과학서점의 불씨.
  
  
△국내 유일의 인문사회과학서점 그날이오면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인터뷰를 마치고 문을 나서자 '딸랑~'하는 문에 달린 종소리와 함께 토익학원의 플랑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이 앞을 가득 채웠던 학생들은 지금 어디 있을까?
  
  '그날의오면'에 다시 사람들이 붐비는 '책읽는 상상'을 하며 버스에 몸을 실었다.
  
  눈길이 자꾸만 뒤로 돌아간다. 서점 한 켠에 놓여있는 좁은 의자에 앉아 책을 들여다보는 휴일을 기대하며 의자 깊숙이 몸을 맡겼다.
  
  ‘아쉽다. 책 한권 사올 걸.'


2006년03월17일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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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군사세계화에 빼앗길 수 없는 민중의 민주주의를 쟁취하자
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 투쟁의 의미와 향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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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5월 4일 새벽, 비상계엄령을 방불케 하는 시위진압이 시작되었다. 가히 80년 5월 광주를 연상케 하는 유혈진압이었다. 지난 3년여의 기간 동안 팽성주민 대책위와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범국민 대책위, 그리고 수많은 시민들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 확장된 평택미군기지가 미국의 동아시아 전쟁기지로 기능하는 문제, 그리고 삶의 거처를 빼앗긴 대추리와 도두리 주민들의 생존권이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투쟁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국방부는 3월부터 강제행정대집행을 가차없이 진행시켰다. 계엄을 연상케 하는 무차별 폭력진압의 명분은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하는 국책사업”이라는 것이었다.
5월 4일 1만 2천명의 용역깡패, 경찰, 군대가 황새울 들녘과 대추리와 도두리 마을을 장악한 후, 농민들이 일상적으로 지나다니는 논길과 도두리 마을 창고, 대추 초등학교는 갑작스럽게 “군사보호구역”으로 둔갑했다. 저들은 출입하는 모든 사람들을 무차별 연행하고, 마을엔 군부대가 주둔하기 시작하였다. 5월 5일과 6일, 집회참가자를 연행한다는 명목으로 마을과 민가까지 경찰의 수색이 시작되었다. 이는 곧 마을 전체를 공권력이 통제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명숙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은 주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폭력시위를 주도한 ‘반미세력’에 강경대응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한편, 현지 주민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회유와 협박, 물리적인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방부는 맨손으로 철조망을 걷어내고 군인에게 항의한 집회참가자에게 군형법을 적용하여 엄벌하겠다는 경고와 함께 구속, 체포영장 발부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언론은 현 상황을 미군기지 확장 반대세력과의 우발적 충돌로 규정하면서, 이 사안이 사전의 대화와 협의 절차를 통해 평화적인 해결이 가능한 문제였음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일정한 행정집행의 절차를 무시한 정부의 안일함에 대한 비판과 함께 주민 보상 문제가 적절하게 협상되지 못했다는 점이 주로 지적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현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인 평택미군기지 확장의 문제 그 자체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평택미군기지 확장의 전략적 의미

가차없는 폭력진압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진행시켜야 했던 한국정부의 그 ‘국책사업’이란 바로 한-미동맹의 ‘현대화’라는 과제를 이행하는 것이다.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전략 하에서 평택미군기지 확장이 가지는 전략적 의미를 살펴 본다면, 지배계급들이 평택미군기지확장의 문제를 한국 민중과 협상할 수 없었던 까닭을 알 수 있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투쟁은 기본적으로 주한미군 서울지역으로부터의 이전에 관한 협정비준동의안”(용산기지 이전안)과 2003년 3월 29일 서명된 한-미 연합 토지관리계획협정에 관한 개정협정비준동의안”(연합토지관리계획 LPP)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는 보다 포괄적으로 2004년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와 한-미 미래안보정책구상(FOTA)에서 논의되어왔던 주한미군 감축과 기지이전 협상을 배경으로 한다. 이 협상은 한미 군사동맹의 현대화의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군의 한국군 작전권을 비롯한 10개 임무 이양, 한미전력 증강방안 논의와 궤를 같이 한다.
이는 2006년 1월 20일 1차 한-미 장관급전략대화를 통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합의한 것을 끝으로 모든 법적, 제도적 절차가 마무리된 상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란 전 세계에 주둔해 있는 주둔미군을 재편하는 계획, 그 중 동북아 지역의 주둔미군재편계획의 일환으로 파악될 수 있다.
첫째, 이는 미국의 대북전략과 한반도 전쟁위협이 보다 공격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대북 공격 전략은 이미 작전계획5030에 이르러 선제 핵공격전략과 ‘인권외교’ 강화를 통한 북한정권교체라는 선제공격전략으로 완성된 상태다. 주한미군을 한강이남지역으로 재배치하여 북한 측 공격의 사정권을 벗어나는 한편, 북에 대한 공격적 태세를 강화하는 역할은 한국군의 이른바 ‘자주국방’ 강화․보완을 통해 이전하고 주한미군은 평택과 오산을 주요 거점으로 하여 안정적으로 영구주둔함으로써 미국의 대북공격전략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미군의 동북아지역에서의 전략적 재편은 한-미-일 지역동맹을 한층 광범위하게 확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대만 분쟁을 시작으로 동아시아에서 서남아시아에 이른 수많은 종족적, 종교적 군사 분쟁에 전략적으로 개입하는 한편, 역으로 아시아 지역의 광범위한 빈곤과 폭력 등의 불안정성이 동북아 지역의 경제적 통합력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는 안전막의 역할. 이것이 바로 평택미군기지를 포함한 서해안 군사 벨트의 임무가 된다. 미국의 경제적 이익이 집중되어 있는 동북아지역의 신자유주의 경제통합과정은 미국에게 사활적 이해를 갖는다. 즉 미국에게 있어 현 시기 동북아 군사패권전략은 유럽과 중국의 부상을 제압하는 군사패권을 공고히 하는 의미를 넘어, 아시아 지역의 불안정성으로부터 동아시아 지역의 핵심 요충지를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미동맹의 우산아래 있는 한국정부에게 있어 현재의 평택미군기지 확장이전계획은 남한에서의 미국의 경제적, 안보적 위상을 안정적으로 지켜낼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이처럼 평택미군기지 확장이전계획이 한-미 군사동맹이 현대적 의미로 확장, 강화될 수 있느냐의 여부이기 때문에 한국정부는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목소리와 의사, 또한 미군기지 확장이전에 대한 국민들의 목소리와 의사를 고려할 수 없는 조건에 처해 있다. 현재의 광폭한 물리적 폭력에 대한 유화책으로 “주민생존권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하고, 반미세력의 극단적인 불법과 폭력은 자제되어야 하며,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의 적합성 문제를 사회적 협의를 통해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며 일정한 행정적 절차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군기지 확장을 2008년까지 추진한다는 전제 속에서 진행될 것이다.

우리의 싸움은 미국의 군사패권에 저항하는 민중의 민주주의 쟁취 투쟁이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변화의 의미를 정확히 인식한다는 것은 곧 미국의 패권아래 있는 수많은 민중들이 스스로의 평화와 생존의 권리를 인식하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자주적인 한-미동맹을 실현하겠다는 노무현 정부의 말이 대국민 사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지난 5월 4일 평택에서 벌어진 국방부 스스로의 불법폭력, 유혈진압의 행태를 통해 낱낱이 폭로되었다. 군사세계화를 추진하는 미국에게 있어 동아시아 군사․안보전략의 핵심요충지인 평택미군기지 확장계획에 대해 한국정부의 선택의 여지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평택기지이전협상과 강제집행과정에 있어서 문제의 핵심은 행정절차상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제국에 저항하는 민중의 정치적 권리의 문제이다. 또한 정부와 언론이 연일 선전하는 반미세력의 불법, 폭력시위라는 잣대 역시 현 사태를 규정하는 핵심 사안이 될 수 없다. 현 시기 이미 도를 넘어서는 대국민 폭력과 불법을 스스로 자행하고 있는 쪽은 다름 아닌 남한 지배계급이다.
현 시기 미국의 군사 전략의 재편의 첨병, 평택미군기지 확장이라는 사안은 한반도 민중 모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반도 민중 모두가 신자유주의 경제통합을 수호하며 미국의 군사패권의 우산 아래 머물 것인가, 아니면 군사력으로 무장한 신자유주의 세계화 폭력과 야만을 폭로하며 동아시아 민중들과 연대할 것인가. 팽성 주민들의 평화적 생존권은 바로 이 지점에 정확히 존재하고 있다.
평택미군기지 확장, 즉 미군의 전략적 재편이 초래하는 동아시아와 한반도 평화 위협을 거부할 수 있는 한반도 민중의 권리를 정치적으로 제기하고 이 투쟁을 확장해내자. 온 국민의 삶을 유린하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을 한-미FTA 반대투쟁과 비정규개악안 저지투쟁과 함께, 미국의 군사세계화 하에서 결코 빼앗길 수 없는 민중의 삶의 권리를 쟁취하는 투쟁을 전국적으로 확장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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